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에 담아야"…개헌 논의 요청(종합)

"권력자 비판 등 권리 누린 지 오래지 않아…부마항쟁, 독재에 균열"

"부마의 함성이 촛불혁명·빛의 혁명으로 이어져…민주주의 이정표"

"피해자 명예회복 최선…권력이 국민 두려워하는 민주국가 돼야"

부마 항쟁 피해자 언급하며 울먹여…참석자들과 아침이슬 합창도

기념사 하는 이재명 대통령
(부산=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10.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부마 민주항쟁과 광주 민주화 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아내는 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우리 국민의 피어린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개헌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과 합리적 토론에 국회가 조속히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47주년 부마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과 부마 민주항쟁 정신은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 것은 여야 없이 모두가 때만 되면 하던 '이구동성' 아니었나"라며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47년 전 오늘, 부산과 마산에서 시작된 함성은 거대한 독재의 어둠을 뚫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 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환하게 밝혔다"며 "엄혹했던 시대에 정의를 온몸으로 외친 부산과 마산의 시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를 통해 주권자의 대리인을 국민이 직접 뽑는 일, 누구나 정부나 권력자를 향해 자유롭게 비판하고 의견을 내는 일처럼 국민이 주권자로서 그 권리를 온전히 누린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
(부산=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7주년 기념식에 입장하며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6.10.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hama@yna.co.kr

이 대통령은 "반세기 전 냉혹했던 권위주의와 유신독재의 그늘에 국민의 기본권은 철저히 억압받았다. 정치적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는 무참히 탄압당했으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무차별 통제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긴급조치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국민들이 숱하게 체포·구금됐으며 자기 뜻을 말한 것만으로 처벌받는 일도 빈번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침묵하지 않는 시민들이 있었다. 시민들의 용기 있는 외침은 독재의 어두운 밤을 밀어내고 민주주의의 아침을 환히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대학교 교정에서 시작된 유신 철폐, 독재 타도의 외침은 어깨를 건 시민들의 연대와 함께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평범한 시민들은 경찰에 쫓기는 학생들을 숨겨주고 시위대에게 빵과 김밥을 건넸다"며 "회사원들과 노동자들이 합세한 남포동과 광복동 거리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고 떠올렸다.

이 대통령은 "급기야 정부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탱크와 총칼로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함성은 부산을 넘어 마산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며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았던 47년 전 그날의 외침은 마침내 유신독재라는 거대한 벽에 균열을 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부마 민주항쟁은 단지 하나의 독재를 끝낸 것이 아니다. 권력은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고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지켜냄으로써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단단한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기념사 하는 이재명 대통령
(부산=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10.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hama@yna.co.kr

특히 "부마의 함성과 정신은 80년 오월 광주로, 다시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그리고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시대와 거리의 모습은 달라도 국민주권이라는 뜨거운 열망만큼은 하나였다. 그렇기에 부마 민주항쟁은 대한민국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자, 우리 민주주의의 위대한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각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숭고한 정신을 역사와 우리 가슴에 깊이 새기고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누리고 지키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지난날 국가권력이 주권자 국민에게 남긴 상처와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 억울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것이 오늘의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라고 말했다.

동시에 "다음 세대가 살아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위해 국민이 삶을 포기하거나 희생하지 않는 나라여야 한다. 주권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데 특별한 용기가 필요 없는 나라, 국민이 권력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국민을 두려워하는 진정한 민주국가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47년 전, 부산과 마산의 시민들이 어깨 걸고 외쳤던, 국민주권이 살아 숨 쉬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그날의 함성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가 되었듯 오늘 우리가 함께 만드는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의 내일을 밝히는 등불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 부마 민주항쟁 희생자를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바친"이라고 한 뒤 말을 잠시 멈췄고,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그 많은 분의 숭고한 뜻을 다시 깊이 새기면서 부마 민주항쟁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하며 기념사를 맺었다.

이후 자리로 돌아가 눈물을 훔치는 듯한 장면이 생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행사를 마치며 이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유신 당시 금지곡이었던 노래 '아침이슬'을 합창했다.

국기에 경례하는 이재명 대통령
(부산=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7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6.10.1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hama@yna.co.kr

hysup@yna.co.kr

조회 222 스크랩 0 공유 0
댓글 3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전체 댓글 보러가기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