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노벨상 시즌…'위고비' 수상 여부에 전쟁 메시지도 주목

5년째 우크라전에 이란전 더해진 올해 평화상 누가 받을지 시선집중

'계엄 극복' 韓시민들도 후보 포함된 듯…'AI 위협론' 화두 오를까

문학상은 '中 카프카' 찬쉐와 하루키 등 거론…깜짝 수상자 나올수도

노벨상 메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세계 최고 권위의 노벨상 시즌이 다음주 막을 올린다.

2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노벨상 발표는 5일(현지시간)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을 거쳐 12일 경제학상까지 모두 6개 부문에서 진행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으로 널리 알려진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관련 연구의 수상 여부다. 장내 호르몬 연구를 통해 획기적인 비만 치료제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연구자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란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예멘 내전 등 전쟁의 포화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는 시점에서 치러지는 만큼, 이번 평화상을 통해 노벨위원회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 '전쟁 포화' 휩싸인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평화상은 누구?

올해 시상식은 지구촌 곳곳을 뒤덮은 전쟁의 그늘 속에서 열린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5년째를 맞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이란 전쟁까지 더해져서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라는 직접 피해를 남긴 것은 물론,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로 전 세계에 경제적 충격파를 던졌다.

중동은 거의 매년 크고 작은 포성이 끊이지 않는 세계의 '화약고' 중 한 곳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그 강도와 범위가 여느 해와는 달랐다. 전쟁 첫날부터 이란 남부의 한 여학교 공습으로 어린이와 교사 등 최소 175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고, 이웃 국가들을 향한 이란의 반격으로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직접 교전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이후에는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대리전이 격렬해지며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했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 만 5년을 앞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날마다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여전히 양측의 인명피해가 쌓이고 있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전쟁의 시대로 돌아간 것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기존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따라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은 그 자체로 전쟁 장기화와 확전 우려로 떨고 있는 국제사회에 지향해야 할 가치와 그 방향성을 다시금 제시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평화상 부문에는 개인 208명과 단체 79곳 등 총 287 후보가 추천됐다. 이 가운데는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최근 미국 정부의 거센 압박을 받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폭력적 시민 참여로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한국 시민들도 평화상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세계정치학회(IPA) 전·현직 회장 등 일부 정치학자가 지난 1월 대한민국 '시민 전체'(Citizen Collective)를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여러 차례 노골적으로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스라엘·파키스탄 등의 추천을 받아 후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독립 평화·분쟁 연구기관인 오슬로평화연구소(PRIO)는 자체 전망에서 우크라이나 어린이 구조를 지원하는 구호단체 '세이브 우크라이나'의 설립자 미콜라 쿨레바와 수단의 자원봉사 구호네트워크 '긴급대응실' 등을 평화상 후보로 꼽기도 했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비만 치료 혁명' GLP-1 연구 수상할까…AI도 화두 될 듯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가 전 세계 연구자들의 논문 인용 데이터를 분석해 선정한 과학 분야 노벨상 후보군을 보면, 생리의학 부문에서는 GLP-1 관련 연구가 단연 눈에 띈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돼 혈당과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이러한 호르몬 작용을 모방해 식욕을 억제하고 비만 치료를 돕는다.

대니얼 드러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옌스 율 홀스트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스베틀라나 모이소프 미국 록펠러대 연구 교수는 GLP-1의 특성과 생물학적 작용을 밝혀낸 공로로 올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기초 연구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개발로 이어졌으며, 이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비만과 당뇨병 치료 방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빛을 이용해 인체 조직을 촬영하는 광학간섭단층촬영(OCT) 개발에 기여한 제임스 후지모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데이비드 황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도 경쟁자가 될 수 있다.

클래리베이트는 물리학·화학·경제학 부문에서도 예상 후보군을 발표했다.

물리학상 수상자 후보군으로는 초고효율 유기발광다이오드 개발에 기여한 아다치 지하야 일본 규슈대 교수와 스티븐 포러스트 미국 미시간대 교수, 마크 톰프슨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가 거론됐다.

화학 부문에서는 생체 내 DNA를 직접 편집하는 정밀 유전자 편집 기술인 염기 편집 및 프라임 편집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데이비드 류 미국 하버드대 교수 등의 수상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경제학상을 받을 후보로는 정보기술 경제학을 연구한 수전 에이시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할 배리언 UC버클리 명예교수, 진화경제학과 조직행동 연구에 기여한 시드니 윈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명예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최근 2년간 시상식을 강타한 인공지능(AI)은 올해 역시 어떤 식으로든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통제를 벗어난 AI가 인류 멸망을 앞당길 거라는 위협론이 제기된 직후여서, AI 연구 자체보다는 '안전한 AI'에 초점을 맞춘 수상자 선정이 이뤄질지도 관전포인트다.

◇ 문학상은 中 찬쉐 유력 거론…'단골 후보' 하루키도 가능성

국내 독자들의 관심이 큰 문학상 부문에서는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가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분위기다.

중국 현대문학에서 가장 실험적인 작가로 꼽히는 찬쉐는 꿈, 환상, 불안, 무의식이 뒤섞인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2019년 이후 거의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온 그는 영국의 베팅 사이트 '래드브록스'(Ladbrokes)에서 현재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히고 있다.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도 또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1Q84' 등의 작품으로 세계적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다.

이밖에 멕시코 출신 작가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와 포르투갈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리디아 호르헤 등이 경쟁군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소설가 황석영과 고은 시인이 베팅 업체의 예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예상을 벗어난 '깜짝'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작지 않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은 당시 해외 베팅 시장에서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mskwak@yna.co.kr

조회 64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