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셀 창업자 2심 "김승원, 금전이득 관련된 줄 알면서 협조"

판결문서 "브로커, '오빠'로 부른 김승원 통해 식약처장 청탁"

김승원 위법 여부는 판단 안 해…"피고인 범죄 성립과 무관"

본회의 나온 민주당 김승원 의원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10차 본회의에 참석해 방청석을 바라보고 있다. 2026.10.1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제약사 제넨셀 창업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문에 "김승원은 신약 개발이 엄청난 금전적 이득과 관련된 일임을 알면서 협조했다"고 적시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판결문에 제넨셀 창업자 강모 교수가 임상시험 승인 청탁을 넣는 과정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강씨는 전날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강 교수가 김 의원에게 청탁을 전달해준 '브로커' 양 모씨에게 대가로 6억원을 지급하고 이를 정상적인 투자인 것처럼 가장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와 관련한 사실 관계를 정리한 대목에서 "양씨는 (강 교수와 통화하며) 국회의원 김승원을 '오빠'로 칭하면서 그가 '실세'로서 식약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짚었다.

이어 양씨가 2021년 10월 7일 김 의원에게 강 교수가 개발 중이던 신약의 임상시험 승인이 빨리 나오도록 힘을 써주거나 식약처에 사정이라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승원은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완전 수천억원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일단 관련 자료를 달라고 했다"고 인정했고, 김 의원이 그해 10월 12일 식약처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양씨에게 "너만 보라"면서 보내줬다고도 적시했다.

이후 양씨는 강 교수에게 '김 의원이 나중에 잘 되면 후원금 상한인 500만원을 지원해달라 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식약처 승인이 난 후 강 교수가 김 의원의 후원금 계좌에 돈을 보내려 했으나 모집 한도가 차서 보내지 못한 일도 언급했다.

법정 향하는 제넨셀 창업자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법무부 장관 후보였던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의 코로나19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제넨셀 창업자 강모 교수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배임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9.30 ondol@yna.co.kr

이런 사실관계를 토대로 재판부는 "양씨는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하던 김승원을 통해 관할관청의 수장에게 신속한 처리를 청탁했다"며 "김승원은 신약 개발이 엄청난 금전적 이득과 관련된 일임을 알면서 협조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고인(강 교수)도 금전 수수에 관해 엄한 제한을 받는 김승원에게 법적으로 허용되는 후원금이라도 보내서 보답하려 할 만큼 그로부터 받은 도움이 컸다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며 "그렇다면 피고인은 청탁 가교 구실을 한 양씨도 역할에 상응하는 대가를 줘야 한다고 여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제넨셀은 김승원을 통해 청탁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며 "정당한 직무행위에 대한 청탁도 금전을 대가로 하는 이상 처벌되므로, 승인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는지는 범죄 성립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김 의원이 강 교수의 청탁을 식약처에 전달하는 과정에 위법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실제로 김 의원은 2021년 10월 양씨의 청탁을 받고 식약처장에게 제넨셀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혐의로 당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김 의원이 알선 대가로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한 혐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김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고 사건이 재조명받으면서 그를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의 고발이 잇따라 이뤄졌다. 사건은 현재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된 상태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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