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정상회담 8대 성과' 발표…"11·12월 상호 방문 의사"
이란 핵·호르무즈 문제엔 트럼프 입장 지지…무역휴전 연장 합의
희토류 협의와 北·러 문제 논의는 중국 측 발표문서 빠져

[신화 연합뉴스]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란전쟁, 무역, 마약 등 의제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26일 발표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23∼25일 미국 국빈 방문 기간에 양국 정상이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와 중대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해 8개의 성과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 발표문은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설명자료)와 유사하게 중국의 시각에서 성과를 정리한 문서다.
중국은 '존중·공정(公平)·대등에 기반한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에 양국이 합의했다는 점을 첫 번째 성과로 꼽았다. 올해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내세웠던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의 앞머리에 '존중·공정·대등에 기반한'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시 주석의 방미를 수행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날 별도 설명 자료를 통해 "존중이란 서로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 각자가 선택한 사회 제도와 발전의 길, 상대방의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를 존중하는 것"이라면서 "공정은 호혜 협력 전개와 협상을 통한 이견 처리를 하고, '네가 지고 내가 이기는' 제로섬 게임을 하지 않으며, 일방적인 절대 우위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어 왕 부장은 "대등은 양국의 주권이 평등하고, 높고 낮음이 없으며, 패도(覇道)와 괴롭힘을 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대등하게 각자의 우려를 해결하고, 분야별 협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중국은 양국 정상이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마이애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 개최할 수 있도록 서로 지지하기로 했다며 "양국 정상이 서로가 주최하는 정상회의에 참석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는 점도 8대 성과 중 하나로 제시했다.
양국 정상은 또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응당 이행해야 하고, 어떤 국가나 기관도 국제 수로의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했다"고 중국 측은 설명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시도를 견제한 이러한 입장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기조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EPA 연합뉴스]
미중 양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동맹국이었음을 두 정상이 상기했다는 점은 이번 회담의 네 번째 성과로 꼽혔다.
무역 문제에서는 두 정상이 "양국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의 긍정적인 역할과 양국 경제·무역팀의 협상 성과를 긍정했다"며 무역위원회 등 메커니즘의 설립과 300억달러(약 40조8천억원) 규모의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상호 대등한 관세 인하, '관세 전쟁' 휴전 연장 등 5월에 이미 합의했던 내용들을 재차 성과로 내세웠다.
아울러 양국이 '인공지능(AI) 대화'를 통해 위험과 혜택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한 점, 차기 AI 대화를 11월에 열고 향후 AI 사건에 관련된 소통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는 점 등에도 두 정상이 합의했다고 중국 측은 밝혔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공지능'(AI)이 아닌 '슈퍼지능'(SI)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중국의 발표문에서는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그대로 쓰였다.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인공지능의 표현 문제에서 중국은 미국의 입장과 미국의 표현법을 존중한다"면서 "인공지능 기술은 지속해서 발전 중이고, 각국은 최신 상황을 결합해 교류 강화와 탐색 심화, 합의 모색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의 발표문은 대부분 백악관 팩트시트 내용과 겹쳤다.
다만 농산물·어류·해산물·원목·목제품·의료기기 등 미국 수출품과 소형 가전제품, 장난감, 어린이용 카시트 등 중국 수출품이 관세 인하 대상이라는 점과 중국이 2027년과 2028년에 각각 미국산 석탄을 최소 1천만t씩 수입할 예정이라는 점 등은 백악관 팩트시트에만 포함됐고 중국 측 발표문에선 빠졌다.
또한 백악관은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였던 희토류 및 기타 핵심 광물과 관련해 "공급망 부족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적정 수준의 공급량이 회복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했지만, 중국은 희토류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백악관이 "두 정상은 러시아, 북한, 이란 등 현재 진행 중인 국제적 현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한 것과 달리, 중국 측에서는 러시아·북한 관련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양국 군 당국 간 합의 내용은 중국 발표문에만 들어갔다.
중국은 "양국 군은 위기 소통·예방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조속히 체결하고, 중국에 있는 미군 실종자 유해 수색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x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