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2일 자신을 향한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 요구와 관련해 “인사청문회를 잘 준비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가 전날 “인사청문 과정을 통해 소명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밝히긴 했으나, 여당 안에서조차 ‘겸직은 곤란하다’는 의견이 분출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청년층 여론이 들끓고 있다. 용 의원이 이 사안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용 의원은 이날 취재진으로부터 “비례대표와 장관 겸직이 ‘특혜 독점’이란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여러 의견이 있고,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음을 저도 경청하고 있다”면서도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답을 반복했다. 최근 쏟아지는 용 의원과 소속 정당을 겨냥한 비판 가운데는 지나친 것들도 있다. 막강한 특권을 지닌 국회의원이 ‘워킹맘 코스프레’를 한다거나, 배우자가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점을 들어 당명을 비틀어 비꼬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용 의원 쪽에서 들고 있는 ‘겸직 불가피론’의 이유들은 정당성과 합리적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사퇴하면 소속 정당이 원외 정당이 된다’는 논리부터 그렇다. 비례대표는 지역구 의원과 달리 내각이나 청와대로 들어갈 때 사퇴하는 게 관례였다. 용 의원은 2024년 총선에서 기본소득당이 아니라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소속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그가 사퇴하면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명부의 후순위 후보가 의석을 승계하게 된다. 그의 의원 겸직은 다음 순번 후보자의 의정 활동 기회를 박탈하는 셈이 된다.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원내 정당 지위를 잃으면 정상적 당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정의당이나 녹색당 같은 원외 진보정당들은 정부 보조금 없이 당원들이 내는 당비만으로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라는 편법을 통해 확보한 특혜를 지키려고 의원직을 유지하려 한다면 다른 소수정당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기본소득당이 대한민국 정당 생태계에 꼭 필요한 정당이고, 당의 존속을 위해 용 의원이 의원직을 지키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면 성평등가족부 장관직을 포기하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 능력을 검증받는 자리이지, 비례대표 겸직의 정당성을 소명하는 데 허비돼서는 안 되는 자리다. 비례대표의 의원직 사퇴가 인사청문회 후보자석에 앉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여론을 용 의원은 경청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