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역 사고 계기 입환원 3인 1조 요구에도 일부 현장만 투입"
노조 구체적 정황 제시에도…코레일, 10시간째 "인력 파악 중"
경찰·노동부, 안전수칙 준수 등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검토
(의왕=연합뉴스) 김솔 기자 = 2022년 오봉역 사고 이후 약 4년 만에 의왕역에서도 화물차량을 이동 및 연결·분리하는 '입환'(入換) 작업을 하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졌다.
유사한 참사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입환 작업 투입 인력을 확충하는 등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NHN페이코 제공]
29일 서울철도특별사법경찰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0분께 경부선 의왕역 구내에서 코레일 정규직 직원인 50대 남성 A씨가 화물차량에 깔려 숨졌다.
A씨는 선로 주변에 서서 기관사와 소통하며 열차 이동을 돕는 '입환원' 역할을 하다가 기관차량 1량과 화물차량 12량으로 이뤄진 열차에 치여 변을 당했다.
사고 발생 후 10시간가량 지났으나, 코레일은 여전히 자세한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철도특사경과 고용노동부는 현장에 충분한 인력이 투입됐는지를 비롯해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 경위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입환 기관사와 입환원이 일정한 신호 방법을 통해 소통하며 화물차량을 운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기관사가 육안으로 신호를 확인할 수 없는 구간에서는 별도의 입환원을 두도록 했는데, 무전기 등의 통신수단이 지급된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사 당국도 A씨의 무전 소통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철도특사경 관계자는 "사고 발생 당시 고인이 무전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이를 실제 업무에 사용했는지에 따라 투입 인력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정확한 경위는 향후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하지만, A씨가 기관사와 무전으로 소통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면 현장 인력 규모 자체는 현행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사 당국은 코레일 측이 사고와 관련해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다만, 코레일 직원 등으로 구성된 철도노조는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사고를 막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앞서 코레일 노사는 2015년 단체협약 등을 통해 6량 이상의 화물차량에 대한 입환 작업 시 현장에 2명 이상의 입환원을 투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22년 11월 오봉역에서 입환 작업 중 코레일 직원 2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노조는 입환원이 3인 1조로 근무할 수 있도록 인력을 충원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같은 해 단협을 통해 관련 인력을 확충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입환량이 많은 현장에만 '3인 1조'가 도입됐고, 의왕역과 같이 비교적 물동량이 적은 곳에는 여전히 2명만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번 사고 현장에서도 A씨를 포함해 모두 2명의 입환원이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고 발생 당시 고인과 동료 입환원은 여러 개의 화물차량이 연결돼 총길이가 260m가량인 열차의 양 끝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서로의 작업 상황을 감시하고 사고 위험을 알리는 등 안전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직전 기관사에게 상황을 알릴 수 있는 추가 인력이 있었다면 참변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며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코레일은 입환 인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청도 열차 사고 관련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1일 오전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공사 직원들이 출입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5.9.1 swan@yna.co.kr
한편, 코레일 현장에서는 근로자가 죽거나 다치는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22년 11월 오봉역 사고에 이어, 2024년 8월 서울 구로역에서는 점검·보수 장비 차량에 소속 직원들이 치여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지난해 2월에는 강원도 근덕역에서 정비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소속 작업자가 열차에 치여 숨졌고, 같은 해 8월 경북 경부선에서도 무궁화호 열차가 코레일 직원 1명을 포함한 작업자 7명을 들이받아 하청업체 소속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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