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 소식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봉은사 주지를 지내며 불교계의 개혁을 이끌었고, 종교의 울타리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의 아픔이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목소리를 냈던 분이라 더욱 마음이 무겁네요.
명진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의 종단 개혁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분입니다. 특히 불교계 내부의 권위주의와 부조리를 비판하고 종단의 투명성과 개혁을 요구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봉은사 주지로 재임하던 시기에도 불교가 사회와 동떨어진 종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꾸준히 밝혀왔습니다.
스님의 활동은 종교계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노동자와 서민 등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였고,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아픔이 있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 연대와 위로를 전했습니다. 남북 평화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도 꾸준히 냈습니다.
그래서 명진 스님이 남긴 '현장이 곧 수행터'라는 신념이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수행을 자신의 마음을 닦는 일에만 한정하지 않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걸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아파하는 것 역시 수행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평생 편안한 길만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했던 삶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불교계 내부의 개혁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제적이라는 큰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평등과 평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는 점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모 글에서 회고한 것처럼 명진 스님은 평생 더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이야기했고, 힘겨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려 했던 분이었습니다. 종교인이면서도 사회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고,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갑작스럽게 떠나셨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나지 않지만, 스님께서 평생 걸어오신 길과 남기신 뜻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등과 평화, 자비를 이야기하며 우리 사회의 아픈 곳을 찾아갔던 명진 스님의 삶이 오래도록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명진 스님께서 평생 품으셨던 평등과 평화, 중생을 향한 자비의 마음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명진 스님의 극락왕생을 진심으로 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