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도보 5분 거리에서 발견…경찰 "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아"
검찰, 실종신고 2건 허위종결 혐의 A경장 구속영장 청구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전지혜 백나용 기자 =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37)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104일 만인 24일 발견됐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에도 60대 남성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이들의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 처리해 수색작업을 중단시킨 담당 경찰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한편 추가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이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6.8.24 jihopark@yna.co.kr
◇ 숙소 도보 5분 거리서 발견…"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아"
제주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 46분께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농장에서 합동 수색 중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 기간 진행돼 신원을 알 수 없는 상태지만, 실종 당시 장씨 인상착의와 일치하는 의류와 신발, 금팔찌·휴대전화 등 유류품이 함께 수습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감식과 시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시신 자세와 위치로 미뤄 봤을 때 범죄 피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장씨 추정 시신에서 아직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은 없다"며 "제주경찰청장에게 보고받은 바로는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답했다.
다만, 경찰은 시신이 상당히 부패해 외상 등 흔적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범죄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해 수사할 예정이다.
장씨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장씨가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께 나선 장기 투숙 숙소에서 400m 떨어진 곳으로, 도보로 약 5분 거리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장씨가 마지막으로 한림항 관할 기지국의 통신 범위 내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달 초부터 수색을 진행해왔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실종사건 허위 종결 등 혐의를 받는 A 경장이 24일 오전 체포적부심사를 받으러 가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6.8.24 atoz@yna.co.kr
◇ '허위종결 또 있나' A경장 담당사건 전수조사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께 장기 투숙하던 숙소를 나서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끊겼다.
같은 달 15일 오후 6시 43분께 장씨 연인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고 거짓말한 뒤 오후 9시 16분께 사건을 종결했다.
또 '실종자 프로파일링'(경찰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장씨 관련 관리목록 자료도 삭제했다.
장씨 연인은 지난달 17일 재차 신고를 시도했지만 A 경장이 남긴 기록 탓에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고, 장씨 가족 측이 같은 달 19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재신고하면서 수색이 재개됐다.
아울러 A 경장은 지난달 2일 실종 신고된 60대 남성 B씨 사건도 장씨 사례와 마찬가지로 허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 가족은 장씨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자 지난 21일 경찰에 재신고를 했으며, 경찰은 이튿날인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법원은 이날 오후 A 경장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사 심문을 마친 뒤 청구를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고, A 경장은 석방됐다.
경찰은 A 경장이 담당해 처리·종결한 실종 신고 298건에 대해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특히 그가 접수한 실종 사건 중 신고자들을 허위로 안심시킨 후 허위 종결한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며, 법원은 25일께 A 경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이날 제주 실종 사건 허위 종결과 관련해 사건 처리 및 지휘·관리·감독 체계 전반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감찰에 착수했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6.8.24 jihopark@yna.co.kr
◇ 사흘새 장씨 포함 실종자 4명 숨진 채 발견돼
A 경장이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장씨와 60대 B씨를 포함해 사흘새 제주에서는 실종자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9시 35분께 제주시 애월읍 한 계곡 인근에서 경찰에 실종 신고됐던 실종자가 수색 중인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실종자 가족 측은 지난 12일 경찰에 최초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사건을 접수해 그동안 수색을 진행해왔다.
다만 경찰은 이 사안의 경우 A 경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날 오전 3시 4분께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해상에서는 7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낚시객이 발견해 119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신고를 전달받은 제주해양경찰서는 이 남성이 발견 전날인 22일 제주동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dragon.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