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초과근무·유류비 등 불필요한 지출 인정"…경찰 '공중협박 손배소' 첫 판단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권준우 기자 = 온라인 커뮤니티에 '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려 장갑차와 경찰 특공대 등 대규모 경찰력을 출동시킨 20대 작성자가 국가에 1천400여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이는 경찰이 온라인 협박성 게시글로 인한 치안력 낭비에 책임을 묻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후 나온 법원의 첫 판결이다.

[촬영 홍기원] 2024.9.23
수원지법 민사22단독 장성신 판사는 24일 국가가 20대 남성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천484만7천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앞서 경찰은 A씨의 거짓 협박 글로 인해 2024년 9월 19일부터 같은 해 10월 6일까지 야탑역 일대에 총 529명의 경찰관을 투입해 범죄 예방 활동을 하느라 5천505만1천여 원의 행정 비용을 낭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장 판사는 "피고의 이 사건 불법 행위로 인해 원고가 다수의 경찰 인력을 투입해 야탑역 주변 치안을 유지하고, 피고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장 판사는 경찰이 산정한 인건비, 초과근무 수당, 차량 유류비 등 손해산정표상의 1천484만7천여 원(청구 금액의 약 27%)에 대해서만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장 판사는 "원고는 손해산정표 기재 합계액에 더해 원고가 경찰관들에게 지출한 기본급여의 가치가 훼손됐으므로 당시 근무했던 이들의 기본급여 합계 상당액 4천20만3천여 원도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경찰력 낭비라는 추상적 손해가 곧 재산상 손해는 아닌 점, 정규 시간 중 출동한 공무원의 기본급여는 이 사건이 없었더라도 지출했을 고정 비용인 점 등을 종합하면, 기본급여 상당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촬영 홍기원] 2024.9.23
A씨는 2024년 9월 18일 자신이 관리하는 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해당 게시물이 유포된 직후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야탑역 일대에 특공대와 장갑차를 전진 배치하는 등 장기간 비상 순찰을 벌였다.
이후 경찰은 국제 공조 수사 등을 통해 게시물 작성 56일 만인 같은 해 11월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거짓 협박이 심각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치안력 낭비와 시민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해 민사 소송 절차에 착수했다.
경찰 수뇌부 역시 이 같은 공중협박 행위에 대해 "엄중한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 조치를 적극 검토하라"며 엄정 대응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사건 피고인 A씨와 '신세계백화점 폭파 예고' 글 작성자를 상대로 사상 처음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이번 야탑역 사건 판결은 그중 법원의 첫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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