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48곳 월류 피해 없어…배수구 막힘·선제 방류기준 강화 등 과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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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광복절 연휴 7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경남 통영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그나마 주요 저수지와 수원지들이 거대한 완충 저류지 역할을 해내며 도심의 대형 침수를 막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노후 수원지의 경우 시설 한계 수위에 도달하며 배수구 막힘과 시설물 파손 등 아찔한 순간도 연출돼 극한 기후에 맞춘 선제적 수위 관리와 배수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통영시에 따르면 누적 강수량 745㎜를 기록한 이번 폭우 때 농업용 저수지 48곳과 주요 수원지에서 제방 붕괴나 둑 터짐으로 인한 대규모 월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미륵산 자락 봉평동 고지대에 위치한 용화수원지의 안전 유지가 결정적이었다.
용화수원지는 상류 계곡에서 쏟아져 내린 빗물을 1차로 가두는 완충 저류지 역할을 해냈다.
당시 봉평동 일대는 수원지 월류가 없었음에도 경사로를 타고 내려온 급류와 지하 수압을 견디지 못한 왕복 2차선 아스팔트 포장은 종잇장처럼 뜯겨 나갔다.
바닥이 1m가량 파이면서 지하 관로가 노출됐고, 인근 주택가와 상가 역시 문 앞까지 흙탕물이 들이차며 침수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피해를 봤다.
만약 만수위를 넘어 월류했다면 막대한 토사 유출과 도심 침수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불가피한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평균 저수용량 1만t 내외인 농업용 저수지 48곳은 호우 이전 지속된 가뭄으로 저수율이 크게 낮아져 있던 상태였다.
덕분에 폭우가 쏟아지자 빗물을 빠르게 흡수하며 저수율 90% 이상까지 채워졌고, 하류 농경지와 마을로 한꺼번에 쏟아질 뻔한 유량을 안정적으로 가둬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리적으로 저지대 해안 인근에 자리 잡은 광도면 우동수원지 역시 하류 유역 배후지가 짧고 해안 방류가 용이해 범람 위험을 무사히 넘겼다.
위태로운 고비도 확인됐다.
폭우가 집중된 지난 17일 강풍에 쓰러진 주변 수목들이 용화수원지 배수구 입구를 틀어막으면서 배수가 지연되는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낙하하는 방류수의 유속과 압력이 거세지면서 인근 공중화장실 가드레일 등 안전 구조물이 파손되기도 했다.
시는 원격 자동제어로 사전 방류를 진행했으나, 유입량이 배출 용량을 압도하면서 한때 최고 수위인 저수율 100%에 도달했다.
용화수원지 상류 유입수가 여과 없이 하류로 쏟아졌다면 봉평동 주거 밀집지와 저지대 상가 수백 동이 흙탕물에 잠기고 막대한 토사 유출로 인명 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현재 봉평동 일대는 파인 구간을 흙과 자갈로 메우는 응급조치와 차량 통행 재개가 이뤄졌으나, 임시 보수 상태라 비가 오면 다시 유실될 우려가 크다.
시 관계자는 "용화수원지 자체의 구조적 안전성은 유지됐으나, 극한 강우 시 방류 낙하수의 충격과 배수구 수목 전도 등 취약점이 확인됐다"며 "호우 특보 발효 전 기준치보다 수위를 대폭 낮추는 선제 방류 기준을 강화하고 수원지 인근 배수로 수목 정비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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