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금과 유족연금 겹치면?…90% "내 연금 받는다"

'유족연금 추가 지급'(2007년 20%, 2016년 이후 30%) 제도 도입 후 선택 쏠림

부부 연금 손해 오해 해소 속 직역연금과 형평성 과제 여전

국민연금 유족연금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내 연금과 사망한 배우자의 유족연금이 동시에 발생할 때, 본인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는 수급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법 개정으로 노령연금을 고르더라도 유족연금의 일부를 추가로 얹어주는 제도가 도입된 이후 나타난 뚜렷한 변화다.

22일 국민연금연구원의 월간 '연금이슈&동향분석(제121호)'에 실린 '국민연금 중복급여 조정 제도의 변천과 수급권자 급여 선택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25년 국민연금 중복급여 발생 사례를 분석한 결과, 2007년 제도 개선을 기점으로 수급권자들의 급여 선택 형태가 크게 달라졌다.

국민연금은 한 사람에게 둘 이상의 연금 수급권이 생기면 원칙적으로 하나의 급여만 선택해 받도록 하는 중복급여 조정 제도를 두고 있다. 한정된 사회보험 재원으로 더 많은 국민에게 혜택을 골고루 나누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은 급여의 지급이 전부 정지되면서 부부가 함께 평생 보험료를 내고도 손해를 본다는 오해와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2007년 제도를 개편해 노령연금이나 장애연금을 선택할 경우 받지 않게 된 유족연금의 20%를 추가로 얹어 지급하도록 했다. 이어 2016년에는 이 중복지급률을 30%로 상향 조정했다.

국민연금연구원

◇ 2007년 제도 개편 후 내 연금 선택 급상승

이 같은 제도 변화는 수급자들의 선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먼저 받다가 본인의 노령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한 경우, 2007년 이전에는 노령연금 선택 비율이 60%에서 70% 수준이었으나 2007년 이후에는 90%를 웃돌며 대부분의 수급자가 노령연금을 선택하고 있다.

노령연금 전액에 유족연금의 30%를 더해 받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령연금을 받던 중 배우자가 숨져 유족연금이 추가로 발생한 경우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07년 이전에는 노령연금 선택 비율이 50%에서 60% 수준에 머물렀지만, 2007년 이후에는 약 75% 수준으로 올라서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장애연금을 받던 중 노령연금 수급권이 생겼을 때의 선택도 크게 변했다. 과거에는 장애연금을 그대로 유지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제도가 성숙하면서 20년 이상 장기 가입자가 늘어나 노령연금 수령액이 높아지자 노령연금을 선택하는 쪽으로 역전돼 꾸준히 상승했다.

국민연금연구원

◇ 유족연금 고르면 내 연금 '0원'…제도 개선 과제

현행 제도에서는 본인의 노령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의 30%를 추가로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배우자의 유족연금이 훨씬 많아 유족연금을 고를 경우에는 본인의 노령연금을 전혀 받지 못한다.

또한 국민연금의 유족연금 중복지급률 30%는 공무원연금 등 다른 직역연금 중복지급률(50%)에 비해 낮아 형평성 논란과 함께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는 현행 제도 구조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현재의 선택 비율이 큰 변동 없이 이어지겠으나, 향후 연금 제도의 성숙도나 관련 법 개정 여부에 따라 수급자들의 급여 선택 형태가 다시 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노령연금은 국민연금의 가장 대표적인 급여로,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120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고 법으로 정해진 지급 개시 연령에 도달했을 때 평생 매월 받는 노후 생활 연금이다.

유족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수급권자가 사망했을 때, 고인에게 생계를 의존하던 유족(배우자, 자녀 등)이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매월 지급하는 연금을 말한다.

장애연금은 국민연금 가입 중에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치료받은 후에도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남았을 때, 장애 정도(1∼4급)에 따라 소득 감소를 보전해 주기 위해 매월(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연금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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