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내 자식이 맞나"…'PD수첩', 청소년 도박 충격 실태 추적

드라마 '참교육'과 '모범택시3' 등을 통해 청소년 도박 문제가 다뤄지며 사회적 관심이 커진 가운데, 실제 청소년 도박의 현실은 작품 속 이야기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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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은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불법 온라인 도박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실태를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실태 조사에 따르면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은 약 1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할 경우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불법 온라인 도박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거의 없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24시간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청소년들이 쉽게 빠져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문제는 도박이 단순한 금전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빚을 시작으로 폭력과 사기 등 각종 범죄로까지 이어지며 아이들의 일상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외고생부터 유망주까지…도박에 빠진 10대들


청소년 도박은 일부 비행청소년에게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PD수첩'이 만난 도박 중독 청소년 가운데는 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과 전국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유망주도 있었다. 성적이나 생활 태도와 관계없이 도박의 유혹이 청소년들에게 파고들고 있었던 것이다.

도박을 처음 접한 장소 역시 충격적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 그중에서도 교실에서 친구를 통해 처음 도박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게임처럼 시작했지만 상황은 빠르게 달라졌다. 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진 뒤 발생한 손실액은 적게는 5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4천만 원에 달했다.

도박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의 지갑에 손을 대는 경우도 있었고, 집에 있던 수백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몰래 팔기도 했다. 자녀가 도박에 빠진 뒤 가족 전체가 무너지는 사례도 이어졌다.

한 부모는 “얘가 내 자식이 맞나. 같이 죽어버리고 싶었어요”라고 호소하며 아이의 도박 중독으로 가족 모두가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도박이 성인보다 더욱 위험한 이유로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뇌를 지목한다. 충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시기인 만큼 도박이 주는 강한 자극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30만원 빚이 폭력과 범죄로…또래 사이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


청소년 도박의 위험성은 도박 자체에만 머물지 않았다.

시민단체 ‘도박 없는 학교’ 조호연 대표는 도박으로 인해 발생하는 2차 피해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D수첩'이 만난 고등학교 3학년 A학생 역시 지난해 도박을 시작하면서 또래 친구에게 돈을 빌렸다. 처음 빌린 금액은 30만원이었다.

하지만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작성한 차용증에는 일주일 후 45만원으로 갚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일주일 만에 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이자가 붙은 것이다.

또 다른 친구는 자신의 집에서 도박을 하라고 권유하면서 와이파이 이용료 명목으로 시간당 3만원을 요구했다. 여기에 이용료는 하루가 지나면 두 배씩 증가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친구들은 A학생에게 도박빚을 갚으라며 중고거래 사기까지 요구했고, 말을 듣지 않을 경우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가했다. 이 과정은 영상으로 촬영되기까지 했다.

처음에는 30만원에 불과했던 빚이 결국 한 청소년을 폭력과 범죄의 상황으로 몰아넣는 족쇄가 된 셈이다. 뒤늦게 아들의 상황을 알게 된 A학생의 어머니는 제작진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연 매출 3천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총판 ‘봉이사’의 실체


청소년을 도박으로 끌어들이는 구조의 배후를 추적하던 중 'PD수첩'에는 한 제보자가 찾아왔다.

제보자는 연간 3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약 1년간 근무했다고 밝혔다. 그가 일했던 곳은 도박사이트 회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이른바 ‘총판’이었다.

제보자는 총판 운영자 ‘봉이사’가 10년 넘게 법망을 피해 불법적인 수익을 거둬왔으며, 그 돈을 이용해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에게 공개된 영상에는 ‘봉이사’가 동남아의 한 클럽에서 고액권 지폐를 술잔에 말아 사람들에게 뿌리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그 화려한 생활을 가능하게 한 돈의 일부에는 결국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이 잃은 돈도 포함돼 있었다. 아이들이 잃어버린 돈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의 수익으로 돌아가고 있는 구조가 드러난 것이다.

도박을 시작한 아이들은 빚과 폭력, 범죄에 내몰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돈은 또 다른 누군가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PD수첩'은 이번 취재를 통해 청소년 도박이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나 호기심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불법 도박사이트와 또래 관계, 금전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힌 사회적 문제임을 들여다봤다.

한편 MBC 'PD수첩'은 8월 11일 화요일 밤 '도박소년이 된 내 아들' 편을 통해 교실까지 침투한 청소년 도박의 실태와 그 뒤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불법 도박사이트의 구조를 공개한다.

청소년 도박을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한 번의 도박이 빚을 넘어 폭력과 범죄, 가족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에 있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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