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사이클로스포라증은 사이클로스포라 카예타넨시스(Cyclospora cayetanensis)라는 미세한 기생충이 일으키는 장관 감염증이다. CDC에 따르면 이 기생충은 현미경으로만 보이며, 따뜻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기생충은 사람의 장에 머물다가 대변을 통해 퍼진다. 이런 대변에 오염된 관개용수에 노출된 과일·채소를 먹은 사람도 사이클로스포라증에 감염될 수 있다.
이 기생충은 사람의 소장에서 1주일 안팎(2~14일) 잠복했다가 설사, 구역질, 복통, 메스꺼움, 피로감, 체중감소, 복부 팽만, 근육통 등 증상을 일으킨다. 위장관 증상이 사라져도 근육통은 지속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사람이 음식을 통해 이 기생충이 든 포자(두꺼운 세포벽이 있는 생식세포)를 함께 먹으면 소장에서 포낭이 벗겨지면서(탈포낭) 기생충이 나오고, 이 기생충이 소장 상피세포에 침입해 이런 증상을 일으킨다.
미국에선 사이클로스포라증이 매년 늦봄과 여름에 주로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사이클로스포라증은 보통 생명을 위협하지 않으며 대개 항생제(TMP-SMX)를 투여해 기생충을 죽인다. 또 경구 또는 정맥으로 수분·전해질을 신속히 보충해야 한다. 의료기관에선 환자에게 의심 증상이 있을 때 검체(대변, 장 생검 조직)에서 원충 또는 특이 유전자가 검출되면 진단한다.
우리나라도 이 기생충이 보고된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토착적으로 퍼진 기생충은 아니고 대부분 해외 여행자로부터 유입된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법정 감염병(4급)으로 분류한다. 다행히 이번에 미국에서 발생한 환자 가운데 병세가 완전히 진정되기 전 14일 동안에 국외로 나간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CDC는 이번에 미국 내 뉴욕·오하이오·일리노이 등 31개 주에서 최소 843건의 확진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하이오주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루카스 카운티에서만 306명, 북서부 지역 전체에서는 500명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미시간주의 확진자는 2640명, 입원 환자는 44명으로 평소 연간 40~50건에 불과하던 수준에서 역대 최고치로 급증했다.
미 공중보건 전문가인 케이틀린 리버스 역학자는 "올해는 미국 내 사이클로스포라증 발생 건수 면에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 규모가 정부의 공식 집계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포장 샐러드 키트 대신 통 상추를 구입해 바깥쪽 잎을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씻으라고도 당부했다. 농산물을 화씨 158도(약 섭씨 70도) 이상으로 조리하면 기생충을 죽일 수 있다. 일상에서 사이클로스포라증을 예방하려면 이 감염병의 유행지역에선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30초 이상 씻고, 음식을 익혀 먹으며, 물은 끓여 마시는 게 권장된다. CDC는 "증상이 있는 사람은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치료받아야 한다"며 "감염 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