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추진에…노동계 "파업권 제한 말라"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시내버스 노동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시내버스 노동자들이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필수공익사업 지정 추진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시내버스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파업 등 쟁의행위가 제한돼 노동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2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버스노동자에 대한 기본권 제한 시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시를 비롯해 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하고 있는 부산·인천·대구·대전 등 지자체들은 지난 1월 서울 시내버스 파업 직후 고용노동부에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해 왔다.

필수공익사업은 업무가 중단될 경우 시민의 생명·안전이나 일상생활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사업을 말한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 파업 중에도 일정 수준의 업무를 유지해야 한다. 지하철·항공·철도 등이 파업 상황에서도 보통 90% 안팎의 운행률을 유지하는 이유다.

회견 참가자들은 버스 준공영제의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둔 채 노동자의 파업권부터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현미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장은 "서울시가 정말 시민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사모펀드를 퇴출하고 준공영제의 구조를 바로잡아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그 책임은 외면한 채 파업권부터 제한하려 한다"고 했다.

현행 버스 준공영제는 민간 버스업체가 차량을 소유하고 운행을 맡되 지방자치단체가 운송 적자를 재정으로 보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 민간 업체는 서비스 개선이나 시설 투자보다 인력 감축 등 비용 절감에 치중할 수 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도 "현재 버스 운영체계는 겉으로는 준공영제를 표방하지만 노선권과 차량은 민간기업이 소유하고 고용도 개별 기업이 맡는 사실상의 민영제"라며 "서울시가 재정을 지원하는 버스사업자에게는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으면서 노동권을 행사하는 노동자에게만 큰소리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또 일부 지자체의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추진에 대한 정부 부처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정부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파업이 발생할 시 대다수 시민의 출퇴근 등 공중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필수공익사업 지정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노동부는 해당 법안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헌법상 노동3권 보호 취지를 고려할 때 필수공익사업 범위는 엄격하게 한정돼야 한다"며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버스 산업을 공공이 직접 운영하는 공영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김헌수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본부장은 "정부와 지자체는 버스 자본에게 특혜를 주면서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에게 핵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버스 산업 정책을 공공이 운영하는 공영제 형태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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