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지도 않은 휴대전화가 ‘고금리 담보’로…연 150% 불법대출

클립아트코리아

가짜 휴대전화 대여계약을 담보로 연 15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내어준 뒤, 돈을 갚지 못하면 형사고소를 하겠다며 협박하는 신종 불법사금융 수법이 확인돼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휴대전화 대여계약을 악용한 신종 불법사금융 관련 민원·제보 8건을 접수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불법사금융업자들은 휴대전화 대여업체와 공모해 이런 수법을 벌였다. 먼저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에게 배달대행업 등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요구했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빌릴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후 휴대전화 대여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이를 담보로 연 15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내줬다. 계약서상으로는 휴대전화를 빌린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단말기 인도나 유심 개통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피해자에게 휴대전화를 수령했다는 설치확인서 등에 서명하도록 해 정상적인 대여계약인 것처럼 꾸몄다.

금감원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불법업자들은 통상 하루 약 4만원인 휴대전화 10대의 대여료를 하루 17만원으로 부풀려 계약한 뒤 이를 200일간 내도록 했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160%에 이른다.

피해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대여채권을 다른 업체에 넘기고 추심회사를 통해 돈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대여계약을 위반했다며 피해자를 사기죄로 고소하거나 고소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불법업자들은 휴대전화 대여계약서만 실제로 작성하고 대출은 별도 계약서 없이 구두로 진행했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대출업자는 대여계약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대부업법 적용을 피하려 한 것이다.

금감원은 “대출 조건으로 사업자등록이나 실물 인도가 없는 허위 대여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사람은 불법사금융업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허위 대여계약은 연체 때 협박이나 형사고소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추가로 위약금이나 대여료까지 요구받을 수 있는 만큼 절대 체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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