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당무위 잇달아 열어 '피선거권 기준 예외 적용' 의결
정청래 "우리는 동지·전우"…친청계, 반대 입장 남기면서 사실상 묵인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등록한 송영길 의원(왼쪽)과 최고위원 후보로 등록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자신들의 후보 자격 논란과 관련해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송 의원은 '복당 6개월 미만'이, 김 전 부원장은 '당비 미납'이 쟁점이 됐다. 2026.7.17 scoop@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7일 8·17 전당대회 후보 자격 논란이 인 송영길 의원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전대 출마를 허용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에서 무기명 투표를 통한 표결 끝에 두 사람에 대해 후보 자격에 예외를 인정하기로 하고 해당 안건을 당무위에 부의하기로 했다.
당무위는 이날 오후 당무위를 소집해 이 안건을 의결했다.
송 의원은 당무위 의결 후 낸 입장문에서 "오늘의 결정은 특혜도, 시혜도 아니다"라며 "당헌·당규대로 처리된 것"이라고 밝혔다.
송 의원은 "검찰이 빼앗은 시간은 결격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상식의 확인이자 마땅히 이뤄졌어야 할 절차의 회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의 후보 자격 예외가 인정되기까지 민주당은 하루 사이에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의 전당대회 후보 자격에 결격 사유가 확인되자 심야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두 사람의 출마 자격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후보 자격 논란의 쟁점은 '당비 미납'이었다.
당규는 당직 선거 시 피선거권을 권리당원에게 부여하도록 했다.
이때 '권리당원'은 권리 행사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한 권리당원 중 권리 행사 시행일 전 1년 이내에 6회 이상 당비를 낸 사람이다.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2023년 탈당했다가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송 의원은 2월 27일에 복당해 후보 등록 첫날인 16일 기준으로 당에 돌아온 지 6개월이 넘지 않았다.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일당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와 관련,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할 때 계좌 동결 등으로 당비 납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인정되면 최고위 의결 후 당무위원회에서 피선거권 자격의 예외를 정할 수 있는데, 전날 최고위에서는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당무위 소집에 반대했다.
당 지도부는 결국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최고위원회의가 시작되기 전 송 의원과 김 전 부원장은 회의가 열린 당 대표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시작한 배제를 민주당 지도부가 완성해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들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도 최고위원들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소명했다고 강준현 수석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친명(친이재명)계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이들의 후보 자격을 정하는 표결에 앞서 친청(친정청래)계인 문정복 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떠났다.
표결 당시 구체적인 찬반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체 6명의 최고위원 중 문 최고위원을 뺀 5명이 참석, 친청계인 박지원·박규환 최고위원 2명이 반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친청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표결을 통해 두 사람의 후보자격 예외를 인정한 데 반발했다.
문 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사안마다 별도의 규정을 예외적으로 적용한다면 당의 가치가 뭐가 되겠나"라며 "과도한 혜택"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젊은 분들에게 민주당도 검찰이나 사법 적폐 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신호를 줄까 봐 걱정"이라며 "오늘이 오욕의 역사가 될지 모르겠지만 당원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당을 이끌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민주당 역사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긴 날"이라며 "당원들이 사필귀정의 역사를 써주시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고위 표결에서 찬반이 같을 경우 안건이 부결된다는 점에서 문 최고위원이 표결 전에 퇴장하는 형식으로 송 의원과 김 전 부위원장의 출마 자격 인정을 용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최고위 전에 올린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12.3 비상계엄 내란의 밤을 함께 이겨낸 동지이자 전우들"이라면서 "당규에 구제 조항이 있는 만큼 당지도부에서 원만하게 잘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앞서 정 전 대표 측은 선호투표제 도입에도 반대하다가 막판에 최고위에서 통과되는 것을 묵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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