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400여명 인건비·유류비 등…민간 청구 시 배상액 '눈덩이'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경찰이 카카오와 KT를 비롯한 대기업과 청와대 등에 폭파 협박을 한 협박범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절차에 나선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기남부경찰청 경무기획과는 10대 4명과 20대 1명 등 5명에 대한 손해배상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청구 절차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이 산정한 손해 배상 액수는 모두 합쳐 3천312만원이다.
청구 대상 가운데 4명은 메신저 앱 '디스코드'(Discord)를 이용해 '스와팅'(swatting·허위 신고)을 이어갔던 인물들이다.
A(19) 군은 지난 1월 5일부터 11일까지 KT, 운정중앙역, 강남역, 부산역, 천안아산역, SBS, MBC 등을 상대로 7차례 폭파 협박 글을 작성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및 공중협박)를 받아 같은 달 30일 구속기소 됐다.
B(18) 군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7회에 걸쳐 타인을 사칭하며 카카오, 네이버, 삼성전자, KT, 토스뱅크, 서울역 등에 대한 폭파 협박을 한 혐의로 구속돼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다.
C(15) 군은 A군의 범행을 부추긴 혐의(공중협박 교사 및 방조), D(19) 군은 지난 2월 12일 카카오 본사에 대해 1차례 폭파 협박을 한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이들 4명의 범행으로 3천191만원에 이르는 행정 비용이 투입됐다고 판단했다.
개별 범행과 관련해서는 A군 750만원, B군 2천23만원, D군 305만원을 각각 청구할 예정이며 A군, B군, C군이 KT를 상대로 저지른 공동 범행에 대해서도 113만원의 배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산정 항목별로 보면 경찰관들의 112 출동 수당 77만원, 시간 외 수당 1천984만원, 기본 급여 1천44만원, 유류비 56만원, 기타 급식비 및 출장비 30만원 등으로 상당 금액이 현장에서 투입된 인건비에 해당했다.
A군 등 4명의 범행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3월 5일까지 투입된 인력은 경기남부청 기동대·특공대·광역예방순찰대와 분당·수원영통·오산경찰서 및 서울·충남·제주청 소속 418명에 이른다.
해당 기간 경찰은 폭파 협박 타깃이 된 KT, 카카오 제주 본사와 판교 사옥, 토스뱅크 본사, 삼성전자 서초 사옥 등 기업과 강남역, 부산역, 천안아산역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대대적인 순찰과 폭발물 수색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은 지난해 12월 청와대 등을 대상으로 폭파 협박 글을 작성한 E(28) 씨에 대해서도 121만원을 청구할 예정이다.
E씨는 지난해 12월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통령실, 청와대, 대통령 관저, 분당구 소재 아파트 단지와 빌딩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 됐다.
당시 해당 지점에는 이틀간 경기남부청 광역예방순찰대와 분당경찰서 소속 인력 49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이에 따른 경찰관들의 출동 수당 15만원, 시간 외 수당 32만원, 기본 급여 72만원 등 인건비와 유류비 2만원을 합쳐 청구액을 산정했다.
경찰은 공중협박 및 거짓 신고 범죄 방지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각 시도 경찰청에 손해배상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권력 낭비로 인한 치안 공백을 예방하고 국민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손해 배상 심의위원회를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손해배상 청구는 경찰의 행정 비용에 국한된 것으로, 기업 등 민간 차원의 청구까지 이어질 경우 배상 규모는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B군의 범행으로 카카오 측은 신고 접수 당일 판교 사옥에 근무 중이던 임직원 3천500여명과 제주 본사 소속 110명을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네이버 또한 본사 전 직원에 재택근무 권고를 했다.
카카오 판교 사옥에 입점해있던 다수의 카페, 음식점 등 상가 인원 1천500여명도 대피했다.
재택근무 전환에 따른 임직원들의 업무 공백에만 최소 수억원이 지출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입점 업체들의 경우 대피와 동시에 영업이 종료되는 만큼 매출과 식자재 폐기 비용 등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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