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發 에너지가격 급등 대응 '전력도매가격 상한제' 검토 시사
5개 한전 발전자회사 통합안 윤곽 이달 공개…탄소중립법 연내 개정

(서울=연합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출범 1년 성과를 설명하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4 [기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역 전력 자립도와 송전 비용,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하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 방안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으로 급등한 에너지가격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지연하는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 상한제 재도입과 관련해서는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SMP 상한제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민간 발전사 일부는 상당히 이익을 본 대신 한국전력에 적자가 쌓였다"면서 "발전사가 과도한 이익을 갖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했다.
SMP 상한제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SMP는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사에서 전력을 구매할 때 적용하는 가격이다.
탈(脫)석탄에 따른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통합 방안의 윤곽은 이달 공개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출범 1년 성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두고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협의 후 공청회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며 그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석유화학업계와 철강업계가 전기요금에 압박을 느끼고 있기에 공청회 절차가 조만간 준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전소와 가까운 지역은 전기요금을 싸게, 먼 지역은 비싸게 하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지역에서 쓰는 전기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지산지소'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앞서 정부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설계할 때 전력 자립도와 송전 비용,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비(非)수도권 산업체'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182원으로, 120원인 중국이나 미국보다 비싸다"면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기에 국가균형발전과 연계, 윤석열 정부 때 과도하게 비싸진 산업용 전기요금을 하향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MP 상한제 재도입과 관련해 김 장관은 "아직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전기요금에 부담을 주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LNG 가격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지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SMP가 연평균으로 1kWh당 146원을 넘어서면 한전이 적자로 돌아서는데, 지난 2일 SMP가 126원으로 아직 '한전에 부담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김 장관 설명이다.
그는 "(과거 SMP 상한제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민간 발전사 일부가 상당한 이익을 봤다"면서 "적정한 이익은 갖되, 과도한 이익을 갖지는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8일 김 장관은 '용인 반도체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반대 전국행동'(전국행동)과 간담회에서 전국 27개 송전선로 건설 사업 입지 선정 절차를 한 달 보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김 장관은 "지방선거도 끝났으니 (송전선로 건설 사업과 관련한) 민원들을 최대한 해결해보려고 한다"면서 "필요한 송전선은 연결하되, 기존 154kV(킬로볼트) 송전선을 345kV 송전선으로 승압하거나, 마을 가까이 송전선이 지나면 비용이 더 들더라도 지중화하는 등 대책을 단기간 집중해 마련하겠다"고 했다.
기후부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으로, 대책이 나올 때까지 입지 선정 절차는 중단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탈석탄에 따른 한전 발전자회사 구조조정 문제도 거론됐다.
김 장관은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고 5개 발전자회사 노동조합 간부들로부터 의견도 들었다"면서 "이달 용역 결과를 중간보고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발전자회사 구조조정 방안을 포함한 탈석탄 로드맵은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담길 예정이다.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이 필요한데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 정부 간 이견으로 개정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김 장관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내용을 법에 담을 것인지가 쟁점으로 남았다"면서 "이 부분을 최종 검토하는 중으로 여야 합의를 끌어내 올해 중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기후부 출범 후 과거 환경부가 해온 이른바 '전통적인 환경 업무'가 홀대받고 있고 조직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부처 안팎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환경 분야도 소홀하지 않게 챙기고 있다"면서 "약간의 불만이나 잡음은 있지만 직원 간 화합은 비교적 잘 되고 있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매워 나가겠다"고 했다.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