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가 평소 본인의 상징과도 같던 등번호 7번을 두고 13번을 달고 경기에 뛰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축구 팬들 사이에서 꽤나 화제가 되었던 이야기인데, 지난 31일 미국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15년 넘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늘 7번만 고수해 왔던 손흥민 선수이기에 이번 변화는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어요. 이날 경기에서는 평소 손흥민 선수의 번호였던 7번을 측면 수비수인 이태석 선수가 달고 벤치에 앉아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알고 보니 이번 등번호 변경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철저한 위장 작전이었어요. 다가오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상대국들이 우리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하는 데 혼선을 주기 위한 영리한 전략이었던 셈이지요. 손흥민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주축 선수들도 번호를 대거 바꿨는데,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 선수는 4번 대신 16번을 달았고 공격수인 조규성 선수는 뜬금없이 3번을 배정받았어요. 심지어 이기혁 선수가 9번을, 조유민 선수가 10번을 달고 뛰는 등 원래 포지션과는 전혀 맞지 않는 번호들이 유니폼에 새겨졌어요.
이렇게 대표팀이 임시 등번호를 사용하며 본선 등번호 공개를 최대한 늦춘 덕분에 상대 팀들의 정보 수집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여요. 이 이색적인 시도는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현지 축구 전문 매체인 게키사커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무작위 번호를 달고 나선 모습을 집중 조명하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치러진 이번 평가전은 다행히 5대 0이라는 시원한 완승으로 끝나서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어요.
그래도 홍명보는 아닌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