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대표부, 한국 ‘망 사용료’ 겨눠 “터무니없는 수출 장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2일 백악관에서 관세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7일(현지시각) 한국의 ‘망 사용료’(네트워크 사용료) 정책에 대해 또다시 불만을 표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세계 어떤 나라도 자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에 인터넷 트래픽을 전송하는 데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 한국만 예외다”라는 글을 올렸다. 미 무역대표부는 “미국 수출업체들이 직면한 가장 터무니없는 외국 무역 장벽”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몇몇 나라가 미국산 수출을 막겠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믿을 수 없을 거다”라며 든 10개 중의 사례 중 네 번째 사례로 한국의 망 사용료를 거론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의 망 사용료 정책을 콕 짚어 미국 4차 산업 기업들의 활동을 방해하는 비관세 무역장벽이라며 비판해 왔다. 매년 발간하는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 최신호(3월31일 발간)에도 망 사용료 정책을 한국의 플랫폼 규제 법안, 위치기반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 복잡한 결제 인증·보안 기준 문제와 함께 서비스 분야의 무역 장벽이라며 실었다. 미 무역대표부는 이날 게시물에도 해당 보고서 링크를 함께 첨부했다.

망 사용료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들이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 사업자를 겨눠 망 관리 비용을 분담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도입한 것이다. 예컨대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경우, 국내 트래픽 점유율이 28.6%(2022년 말 기준,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트래픽 사용량이 가장 많다. 하지만 구글 등은 망 중립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달리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초 유럽에서는 아예 법으로 명문화하여 통신망에 막대한 부하를 주는 빅테크가 그 나라의 망 구축 비용에 일정 부분 기여하도록 한 디지털네트워크법(DNS) 초안이 발의된 바 있다.

이날 미 무역대표부는 ‘터무니없는 외국 무역 장벽’ 사례로 한국 외에도 여러 나라를 거론했다. 코스타리카의 미국산 콩 수입 검사 방식, 튀르키예에서 해충 방역 차원에서 미국산 쌀 수입을 금지한 사례, 콜롬비아의 미국산 자동차 부품 제3자 인증 제도, 나이지리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금지 등을 문제 삼았다. 일본이 미국이나 미국의 다른 동맹국과 달리 러시아산 해산물을 수입 금지하지 않는 것도 불공평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페타 치즈’라는 명칭을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치즈에만 쓸 수 있도록 한 유럽연합(EU)의 조치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에 한국과 비슷하게 디지털 플랫폼 불공정 대책을 다룬 사례로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유일하게 거론됐다. 오스트레일리아는 100만명 이상 가입자가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의 경우 총 매출의 10% 또는 오스트레일리아 내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7.5%를 현지 콘텐츠에 투자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 공동 팩트시트에 명시된 디지털 비차별 약속은 변함없으며 성실히 이행될 것”이라며 “미국 기업이 망 사용료, 플랫폼 규제 등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국회에서 발의된 망사용료 의무화 법안이 있으나 통과된 법안은 없다”고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정유경 서영지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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