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 성장, 반도체·조선 경쟁력…에너지 공급 충격 완충 여력"
"중동발 에너지 불안 장기화 시 주요 에너지공기업 재정적 어려움"

(서울·세종=연합뉴스) 고은지 안채원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9일 한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등급인 'AA'로 유지했다.
단기 국가신용등급도 기존의 'A-1+'를 유지했다. 등급 전망 역시 기존과 같은 '안정적'(Stable)을 부여했다.
S&P는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한국이 1.9%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동 사태 장기화 시 주요 에너지 공기업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S&P는 이날 이런 내용의 한국 국가신용 등급을 발표했다.
S&P는 2016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이후 이를 변동 없이 유지 중이다.
S&P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2026년 한국 경제에 위험 요소이다. 하지만 이 나라 전자 부문의 높은 경쟁력과 부양하는 재정 정책이 역풍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S&P는 한국이 앞으로 3∼4년 동안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보다는 높은 평균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S&P는 지난달 발표한 'S&P 아태지역 성장 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하며 전년(1.0%)에 비해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와 조선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언급하며 2029년까지 매년 약 2.1% 수준으로 성장해 2029년에는 1인당 GDP가 4만4천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한국의 제도·정책적 환경이 국가신용을 뒷받침하는 중요 요소"라는 평가도 했다.
이 기관은 "2024년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다소 손상됐지만, 신속한 계엄령 철회와 대응, 선거를 통한 새로운 정부의 출범이 악영향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3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2026.4.3 xanadu@yna.co.kr
최근의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원유 및 천연가스 제품의 주요 수입국이나, 공급원의 다각화와 안정적인 석유 비축분 보유를 통해 에너지 공급 충격의 완충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GDP 대비 일반정부 재정수지 적자는 -1.4% 수준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1.1%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부채 부담도 낮은 수준이라며 올해 일반정부 순부채가 GDP의 약 9%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우발채무 리스크에 대해서는 "제한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비금융공기업 채무를 GDP의 약 20%로 추정하며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주요 에너지 공기업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신용등급에 가장 큰 취약 요인으로는 북한 정권 붕괴 시 발생할 통일 비용을 꼽았다. '불확실하고 매우 부담이 큰 우발채무'라는 이유에서다.
S&P는 한국의 양호한 순대외자산과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 견조한 대외 건전성이 신용등급의 확고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향후 3∼4년 동안 GDP의 6%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몇 년간 원화의 점진적인 강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외환시장은 '한국 경제의 튼튼한 외부 완충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경제부는 S&P의 등급 평가와 관련해 "중동 상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로부터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견고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국가신인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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