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연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기후변화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의 비구름 통로 역할을 하는 '전선(Front)'이 9월에도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과거보다 오래 머물며 늦더위와 호우가 빈번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APCC)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진은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npj 기후 및 대기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게재했다고 24일 밝혔다.
'전선'은 성질이 서로 다른 차가운 공기 덩어리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만나 힘겨루기를 하는 경계선이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두 공기 장막이 부딪치는 이 경계선을 따라 남쪽의 뜨겁고 습한 수증기가 유입되면, 공기가 위로 강하게 솟구치며 거대한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동시에 전선 주변에 가득 찬 덥고 습한 공기는 사람의 몸에서 땀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 체온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심한 더위(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보통 이 전선은 여름철(6∼8월)에 한반도 부근까지 올라왔다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이 되면 남쪽으로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전선의 움직임이 기후변화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1979년부터 2025년까지 47년간의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재분석자료(ERA5)를 활용해 동아시아 전선의 위치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비구름 띠를 만드는 전선은 장마철 시기(6월 말∼7월 중순)의 경우 최근(2006∼2025년)의 위치가 과거(1979∼1998년)보다 위도 약 1.32도(약 146km) 북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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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9월 중하순(9월 10일∼30일)에는 최근의 전선 중심축이 과거보다 위도 약 1.92도(약 213km)나 북쪽으로 올라와 장마철보다 훨씬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직선거리에 맞먹는 만큼 비구름의 주된 길목이 북상한 것이다.
연구팀은 기온뿐만 아니라 습도·햇볕까지 종합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 위험도를 보여주는 '습구흑구온도(WBGT·체감 열 스트레스 지수)'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9월 전선의 북상으로 더위와 집중호우가 동시에 나타날 위험이 크게 높아졌음도 확인했다.
문수연 아태기후센터 박사는 "기후변화로 여름철 재해가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체계와 폭염과 집중호우를 함께 대비하는 통합 방재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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