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책대출 다 갚아도 신용점수 그대로… '잘 갚은 이력' 어디에

정책서민금융 완제자 신용평점 변화 분석

대출개설 시점 681.0점 → 완제 후 1년 618.8점

"상환 능력과 의지, 신용평가에 반영해야"

정책서민금융 완제자의 신용평점 변동, 정책서민금융 완제자의 평균 신용평점 및 변동폭/그래픽=김지영정책서민금융을 성실하게 갚았지만 신용평가점수가 오히려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정책서민금융을 모두 갚은 중·저신용자는 일반적인 은행 고객보다 대출금을 안 갚을 위험이 낮았음에도 이같은 상환 능력이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중·저신용자의 상환 능력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개발 중이다.

18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과 코리아크레딧뷰로(KCB)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CB 신용평점 701~740점대에서 은행 대출을 이용한 정책서민금융 완제자의 불량률은 1.60%다. 같은 점수대의 일반 은행 차주 불량률인 3.13%의 절반이다. 완제자란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개설했다가 사고 없이 해지한 고객을 뜻한다.

최하위 10%인 100~675점 구간에서도 정책서민금융 완제자의 불량률은 14.06%였다. 전체 은행 차주 불량률인 28.02%보다 낮았다. 신용평점 하위 50% 모든 구간에서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정상 상환 이력이 있는 중·저신용자에게 은행권 대출 기회를 열어줄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상 상환 이력이 신용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정책대출 계좌를 처음 개설했던 완제자 4만8523명의 신용점수는 대출 당시 681점에서 618.8점으로 평균 62.2점 하락했다. 2021~2024년에 계좌를 개설했다가 정상적으로 상환했던 집단의 평균 신용점수도 28.3~49.5점 낮아졌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책서민금융 계좌를 개설했다가 무사히 상환한 완제자는 92만4821명이다. 이 가운데 46만1347명(49.9%)은 오히려 신용평가 점수가 이전보다 떨어졌다. 신용평점이 유지된 인원은 2만677명(2.2%)이다. 전체 완제자의 과반(52.1%)이 성실히 정책서민금융을 상환했음에도 신용점수 상승효과를 보지 못했다.

서금원은 정책대출을 성실하게 갚은 차주가 은행권 대출로 이동하도록 돕는 '크레딧 빌드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 상환 실적이 신용평점 개선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선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을 잇는 사다리도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박 의원은 "정책서민금융 성실 상환이 신용도 회복으로, 신용도 회복이 은행권 대출로 이어지도록 금융상품 개발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금원은 완제자 또는 성실상환자를 위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말 1차 모형을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서민금융 상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시중은행에도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성실상환자와 완제자를 은행에 추천해 중금리 대출이나 전용 상품으로 연결하겠단 취지다.

서금원 관계자는 "서민금융을 완제했다면 상환 의지가 있단 것임에도 은행 내 평가나 신용평가사 평가 체계에선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거나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반영을 거의 안 한다"며 "정책서민금융을 다 갚으며 입증한 상환 능력과 의지를 신용평가에서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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