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00여㎞/h서 핸드볼공만한 구멍 명중…프랑스 공중급유 현장(종합2보)

한·프 연합 공중작전 한국 언론에 최초 공개…신속 전개 능력 과시

프랑스 훈련단장 "내일 당장 분쟁 휘말릴 수도…연합작전 경험 소중"

한국·프랑스 연합 공중급유 훈련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공군은 17전투비행단에서 프랑스 항공우주군과 공중급유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16일 급유통제사가 모니터를 통해 급유관을 조작하고 있는 모습. 2026.9.17 kw@yna.co.kr

(청주·서울=연합뉴스) 천경환 김효정 기자 = 16일 청주공항에서 이륙 후 약 30분 만에 도달한 경북 포항 영일만 상공.

프랑스 군 당국이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탑승을 허용한 항공우주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MRTT·에어버스 A330) 왼편에 우리 공군 F-35 전투기가 대형을 갖추며 편대 비행을 했다.

공중급유를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조종석 뒤편 통제석에 앉은 급유 통제관이 삼차원화면을 주시하며 급유관을 조작했다.

화면 속 MRTT 후방 쪽으로 50m 길이의 급유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전투기가 서서히 거리를 좁혀왔다.

겉보기에는 두 기체가 제자리에 떠 있는 것처럼 평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속 500여㎞로 비행하면서 핸드볼 공만 한 급유구에 급유관을 꽂아 넣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급유관이 닿기 직전 기상 탓인지 관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한 번에 결합되지 않아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한프 연합공중훈련
(서울=연합뉴스) 공군은 프랑스 항공우주군과 15일부터 17일까지 청주기지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우리 공군 KC-330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가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으로 프랑스 항공우주군 라팔 전투기 2대에 동시에 공중급유를 하는 모습. 2026.9.17 [공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약 5분 뒤 급유관이 완벽하게 결합하자 통제사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작은 함성을 터뜨리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MRTT 조종사 마테오 중위는 "기상 영향을 받긴 하지만 목표는 달성됐다고 본다"며 "제 관점에서는 속도보다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급유가 시작된 지 5분 만에 전투기 한 대에 약 1t의 연료가 채워졌다. MRTT는 연료 약 111t을 탑재할 수 있다.

이날 진행된 훈련은 프랑스가 2018년부터 인도·태평양에서 전개해 온 연합공중작전 '페가수스'(PEGASE)의 일환으로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훈련에는 프랑스 항공우주군의 라팔 전투기 2대와 MRTT 1대가, 한국 공군에서는 F-35A, F-15K, KF-16, FA-50 전투기와 KC-330 MRTT가 참가했다.

한국·프랑스 연합 공중급유 훈련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공군은 17전투비행단에서 프랑스 항공우주군과 공중급유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16일 촬영한 프랑스 공중급유기 내부 모습. 2026.9.17 kw@yna.co.kr

페가수스 훈련은 이달 8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캐나다, 알래스카,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등 총 9개국을 돌며 5만㎞를 비행하는 훈련이다.

한·프랑스 간 페가수스 훈련이 이뤄진 건 올해로 두 번째다.

2023년에는 F-15K 등이 참가했는데 올해는 최신 기종인 F-35가 함께 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전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프랑스 군인 40여명이 안장된 부산 유엔군 묘지 상공에서 추모 비행을 했으며 오후에는 공중급유 훈련을 전개했다.

공중급유 훈련은 프랑스 MRTT가 F-35에, 우리 공군 MRTT가 프랑스 라팔 전투기에 각각 급유하는 교차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국 조종사들은 전술토의를 통해 서로의 전술과 항공기 운용방식을 공유했다.

같은 A330 계열의 MRTT를 운용하고 있는 양국은 공중급유 방식과 운용절차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프랑스 라팔 전투기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공군은 17전투비행단에서 프랑스 항공우주군과 공중급유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16일 촬영한 프랑스 라팔 전투기 모습. 2026.9.17 kw@yna.co.kr

프랑스 군 당국이 한국 언론에 훈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동아시아까지 신속하게 군사력을 전개할 수 있는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최근 호르무즈 등 세계 안보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방국과의 협력망을 대외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페가수스 미션 훈련단장인 쥘리엥 사베네 중장은 "우리가 서로 손잡고 함께 작전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소중하다"며 "왜냐하면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우리가 나란히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사전에 서로를 알고 함께 전술을 운용을 해봤다는 경험은 훨씬 더 효과적으로 (분쟁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뱅상 슈쏘 프랑스 우주군 사령관은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페가수스 임무는 프랑스군과 파트너국 간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고, 견고한 파트너십, 비확전적 태세, 국제법 존중을 바탕으로 강화된 지역 안보를 위한 프랑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 공군기의 한국 방문은) 역내 도전에 대응하는 한국의 파트너로서 프랑스 항공우주군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프랑스 공군 간 작전적 교류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대성(준장) 17전투비행단장은 "이번 훈련은 양국의 연합작전 수행능력과 상호 운용성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로의 전술과 항공전력 운용체계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 향후 보다 발전된 연합훈련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프랑스 연합훈련 단장, 쥘리엥 사베네 중장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공군은 17전투비행단에서 프랑스 항공우주군과 공중급유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16일 인터뷰하는 쥘리엥 사베네 연합훈련 단장. 2026.9.17 kw@yna.co.kr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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