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립·통제로 절망감 빠져"…피고인, 공소사실 다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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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여자친구를 감시하고 상습 폭행해 절망감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의 범행 정황이 첫 공판에서 공개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16일 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 된 김모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와 피해자는 2022년 6월께부터 교제했고 2024년 1월부터 피해자의 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김씨는 2023년께부터 피해자에게 이른바 '홈 체크'를 시켰다.
매일 3∼5차례 이상 자신의 휴대전화 수신 내역과 문자, 카카오톡 통화 내역 등을 캡처해 김씨에게 전송하고 이상 여부를 정해진 문구로 보고하도록 했다.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김씨에게 순응하겠다는 취지의 문구 34개를 적어 놓고 2시간 간격으로 이를 외워 보고하도록 했다.
김씨는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 개수를 확인해 새로운 저장된 사람이 있는지 추궁하고, 자신이 출근한 뒤에는 홈캠을 통해 피해자를 지켜봤다.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하고 가스라이팅을 계속 당하고 있다. 도와달라"고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김씨는 여자친구가 6개월 동안 친구나 가족을 단 한 차례도 직접 만나지 못하게 했다.
여자친구가 정신과 진료를 받으려고 하자 "아무 일도 없었고 잘 지낸다고 하라"는 취지로 말하고, 이후부터는 진료와 입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했다.
지난해 10월 28일부터 올해 2월 9일까지 모두 105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뺨과 뒤통수를 손으로 때리거나 얼굴을 발로 차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흉기를 든 채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찌를 듯이 위협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는 지난 4월 16일께 김씨에게 헤어지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김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장기간 계속된 폭행과 협박, 고립과 통제로 피해자는 정상적인 판단과 자기 결정 능력이 크게 떨어졌고, 결국 피해자가 김씨의 지배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극심한 절망감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같은 달 21일 집을 나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 측은 이날 일부 공소사실과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9일 오전 10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지난 7월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로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기소한 이 사건을 꼽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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