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화폰 삭제' 박종준 전 경호처장 2심 내달 14일 선고

특검 "수사 시작되자 삭제" 징역 3년 구형…1심은 '고의' 없다며 무죄

법정 출석하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승연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2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선고는 다음 달 14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15일 서울고법 형사12-2부(조진구 김민아 이승철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처장의 증거인멸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이 삭제한 것은 통상적인 자료가 아니라 내란 범행의 실체를 밝히는 비화폰 통화기록이었다"며 "내란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삭제됐는데, 가장 잘 보존돼야 할 증거가 가장 잘 보존돼야 할 시점에 사라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처장이 25년간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한 만큼 형사 사건에서 휴대전화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으며, 순간적인 착오로 범행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특검팀은 또 "피고인은 불리한 자료가 제출되면 변명을 바꾸고 늘 자신의 책임을 줄이는 방향이었다"라며 "잘못을 인정해 진지하게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는 윤석열의 내란 혐의 수사와 탄핵 소추를 저지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려는 고의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라며 "경호처장으로서 경호와 보안유지라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업무 처리였다"고 항변했다.

박종준 전 처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개발돼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실용화된 비화폰의 관리규정은 이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정비돼있지 않았고 경호처 실무자들도 기술적 이해도가 매우 낮았다"며 "당시 경호처 조치에 증거인멸 의도가 있다고 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호소했다.

박 전 처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정보를 '원격 로그아웃'을 통해 임의로 삭제한 혐의로 작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5월 1심은 "사후적으로 봤을 때 조처가 미흡했거나 더 바람직한 방법이 있었다고 해서 증거인멸 고의가 있다고 추정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박 전 처장이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아이디 등이 노출된 상황에서 보안조처 일환으로 정보를 삭제했다는 취지다.

박 전 처장은 이 혐의와 별도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9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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