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개월째 순매도 지속…'자사주' 기타법인이 삼전닉스 하방 지지
전문가들 "반도체 비중확대 유효"…"반도체 주도력 점차 약화" 전망도

[촬영 홍기원 서대연]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사들이던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5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에 이어 개인까지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반도체주를 둘러싼 수급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5조2천120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7조8천18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앞서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5월 이후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순매수하며 주가 하단을 지지했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의 순매수액은 지난 5월 9조6천50억원에서 6월 17조1천19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후 7월 5조470억원, 8월에는 2조38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를 점점 줄이다 이달 들어 '팔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 역시 개인이 지난 5월과 6월 15조원대 순매수세를 보였으나, 7월 9조100억원, 8월 1조740억원으로 점차 매수 규모를 줄이다 이달 들어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지난주 말 오픈AI가 새 AI 모델 '아스트라'를 공개한 이후 고용량 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감이 번졌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주를 대거 판 모습이다.
3분기 들어 코스피 상승 탄력이 둔화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이후 반도체주 투자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하며 환전 부담이 줄어들자 미국 기술주로 향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어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알파벳을 7천326만달러(986억원) 순매수했으며, 브로드컴은 6천522만달러(877억원), 메타는 5천409만달러(728억원) 담았다. 이 세 종목은 모두 이달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안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한편 외국인도 이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며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9천600억원씩 순매도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최근 주요 수급 주체로 부상한 기타법인은 두 종목을 담으며 주가 하단을 지지했다.
이달 들어 기타법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4조6천580억원, 9조8천900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SK하이닉스는 기타법인의 순매수 규모가 삼성전자보다 컸던 만큼 주가 상승률도 더 높게 나타났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0.19% 내린 반면, SK하이닉스[000660]는 8.24% 올랐다.

(샌타클래라=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FMS 2026'의 삼성전자 부스를 참관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2026.8.4
전문가들은 AI 수요 급증 등에 힘입어 반도체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빅테크들의 AI 투자 경쟁과 D램의 타이트한 수급을 고려하면 D램 호황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도 "이란, 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 여타 부문의 매력도 하락이라는 동력으로 반도체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7월 투자 심리 급랭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형 IT 기업의 CAPEX(설비투자) 계획과 GPU(그래픽처리장치) 렌탈 가격에 반영된 높은 AI 컴퓨팅 수요를 근거로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의 올해·내년 이익 전망치는 굳건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3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점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해외에서 달러화로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금액이 줄어들며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이익 모멘텀이 둔화하면서 증시 매기가 그동안 소외됐던 다른 업종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 결과 반도체 업종은 추정치를 소폭 하회하며 이익 트렌드가 둔화하는 흐름"이라며 "이에 증시 내 반도체 업종의 주도력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주도주의 그늘에 가려 견조한 이익 성장 경로가 주목받지 못한 업종 및 종목으로 시선이 분산되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ylux@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