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에 반도체 이익 전망도 하락…두달 새 21조 증발

1천340원대 환율에 삼전닉스 연간 영업익 전망 661조→640조

메모리 구조적 성장은 가속화…"내년 HBM시장 역대 최대 성장"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1천500원을 훌쩍 넘던 원/달러 환율이 불과 두 달 만에 1천340원대로 급락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꺾이기 시작했다.

합산 660조원이 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가 21조원가량 줄어들면서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익 200조원 기대도 실현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촬영 이지은] 2022.1.5 [촬영 김성민] 2024.10.24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천345.9원으로, 2개월 전인 지난 7월 10일 1천501.4원 대비 10.4%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두 달 새 급락하는 동안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7월 10일 기준으로 이전 1개월간 집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각각 384조원, 277조원으로 합산 661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2개월 후인 지난 11일에는 삼성전자 377조원, SK하이닉스 263조원으로 줄어들면서 합산 영업익도 640조원으로 21조원 줄었다.

지난 7월 10일 집계한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도 삼성전자 115조원, SK하이닉스 84조원으로 합산 199조원에 달했으나, 지난 11일에는 각각 111조원, 77조원으로 합산 188조원에 그치면서 200조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수출로 돈을 버는 반도체 기업 특성상 달러로 발생한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면 환율 하락분만큼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 탓이다.

상반기 환율 급등 효과를 누렸던 이들 기업이 이제는 반대로 환율 급락을 우려해야 할 형편이 된 것이다.

사실 최근의 원화 강세가 반도체 기업이 한국 외환시장에 퍼부은 달러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경제 현상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6월말 기준 외화자산·부채 규모가 유지된다고 가정해 환율 민감도를 산출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약 4조7천5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 258조6천억원 중 수출이 95%를 넘는 245조7천억원을 담당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환율 급락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DB증권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면서 "견조한 메모리 출하와 판매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우호적 환율과 시장 예상을 밑도는 MX(완제품 부문) 부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환율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국내외 투자와 각종 비용 집행 계획을 살펴보는 등 올해와 내년 사업 계획을 재점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피·환율 하락 출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31.42포인트(3.29%) 내린 6,802.50으로 출발했고,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현재 1,347.30원으로 집계됐다. 2026.9.11 scape@yna.co.kr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와 별개로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과 메모리 수요 폭증이라는 구조적 변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가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출하량 증가가 제한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GPT-6 아스트라'가 범용 인공지능(AGI·모든 작업에서 인간처럼 능력 발휘 가능) 도달 가능성을 제시하며 AI 산업의 새로운 변곡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도 고효율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AI 산업의 확산과 대중화를 이끄는 등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메모리 시장은 HBM4 수요 급증과 함께 서버용 DDR5, 기업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수요 강세 지속으로 HBM과 범용 메모리의 동반 성장 가속화가 예상된다"며 "내년 HBM 시장이 역대 최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이 계속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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