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추모 행사는 없어…차분한 일상생활 속 애도 분위기
'세계문화유산' 불교 사원에 신자 북적…희생자 넋 기려

(카트만두=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네팔 대규모 홍수 참사 13일째인 7일 네팔 카트만두 시내의 한 관공서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돼 있다. 2026.9.7
(카트만두=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슬프지만 다들 감정을 억누르고 있어요. 슬프다고 계속 울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네팔 정부가 대홍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국가 애도의 날'로 정한 7일(현지시간)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스와얌부나트 불교 사원은 오전 일찍부터 아침 예불을 하러 온 신자들로 북적였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사원에서는 스님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불경을 읊었다.

(카트만두=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7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스와얌부나트 불교 사원에서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고 있다. 2026.9.7
신자들은 '마니차'를 손으로 돌리며 대홍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마니차는 기도하거나 수행할 때 반복해서 읊는 신성한 문구 '만트라'가 새겨진 원통형 물건이다.
이 사원에서 만난 파상 셰르파(47)는 "오늘 국가 애도의 날이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며 "슬픔을 억누르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카트만두로 관광 온 라지브(32)는 "이웃 나라인 네팔에서 큰 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인도인들도 많이 실종돼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카트만두=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7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스와얌부나트 불교 사원에서 예불하려는 신자들이 몰리고 있다. 2026.9.7
이날 오전 카트만두에 있는 감사원을 비롯해 모든 정부 청사와 외교 공관에는 조기가 걸렸으나 대규모 추모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 차분하게 일상생활을 하며 애도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 총리 내각은 대홍수가 발생한 지 13일째인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힌두교 신자가 많은 네팔의 전통 장례에서는 13일 동안 애도 기간이 이어지며 마지막 날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식이 거행된다.

(카트만두=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7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스와얌부나트 불교 사원에서 신자들이 기도하거나 쉬고 있다. 2026.9.7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화장을 중요한 마지막 의식으로 생각하는 힌두교 전통에 따라 시신 없이 장례를 이미 치르기도 했다.
이날 일부 네팔 학교에서도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운동장에 모여 대홍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고등학생 아다디탸(16)는 "오늘 국가 애도의 날이지만 정상 등교했다"며 "카트만두에 사는 사람들은 홍수 피해가 없었지만 앞으로 누구나 이번과 같은 대형 재난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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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밤마다 홍수 희생자들을 위한 소규모 촛불 추모식이 열리는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카트만두 구시가지 중심부에 있는 이 광장은 옛 왕국과 사원이 모여 있는 네팔의 대표 역사 유적지로 주변에는 휴대전화 판매점과 귀금속 상가 등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카트만두=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7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더르바르 광장이 붐비고 있다. 2026.9.7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가게 문을 열기 시작한 상인들은 평소처럼 장사 준비를 했다. 더르바르 광장 한쪽에서는 골동품이나 귀금속 등을 파는 좌판도 평소와 비슷한 시각에 펼쳐졌다.
수공예품을 파는 사리타 구룽(33)은 "홍수가 난 뒤 관광객이 많이 줄어 평소보다 장사가 잘 안된다"면서도 "네팔인들은 희생자 가족과 슬픔을 같이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카트만두=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7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더르바르 광장에서 신자들이 조각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2026.9.7
한편, 네팔인 희생자 가족들은 카트만두에 있는 총리실 등지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을 서둘러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산악지대 상류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국경이 맞닿은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에서 전날까지 1천398명이 숨지고 5천515명이 실종됐다.
이번 대홍수로 네팔 전체 국민의 5% 안팎인 160만명가량이 피해를 봤고, 완전히 유실된 가옥 7천500여채를 포함해 더는 살 수 없게 된 집도 2만채에 이른다.

(카트만두=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7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더르바르 광장에서 골동품과 귀금속 등을 파는 좌판이 펼쳐져 있다. 202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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