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는 2일 "지난 1일 고우석과 계약기간 1년, 연봉 5억 원에 계약을 완료하고 선수 등록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즌 도중 복귀한 고우석은 잔여 3개월분인 1억 5000만 원을 받는다.
지난달 29일 MLB 미네소타 트윈스로부터 양도 지명(DFA)된 뒤 불과 나흘 만의 KBO 선수 등록이었다. 3일 경기 종료 시점 66승 1무 51패, 1위와 5.5경기 차 3위로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 LG에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다. 다만 고우석은 7월 31일 선수 등록 시한을 넘겼기 때문에 올해 포스트시즌에는 출전할 수 없다. 그럼에도 DFA 이후 미국에서 다시 기회를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FA를 선언하고 LG로 돌아왔다.
그런데 초고속 복귀가 뜻밖의 실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FA 등록 일수다. 고우석은 2023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으로 향했다. 고졸 선수는 FA보다 1년 빠른 7시즌을 채우면 구단 동의를 얻어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7년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당시 정확히 7시즌을 채운 것도 아니었다. 데뷔 시즌 1군 등록 일수가 100일에 그쳐 한 시즌 인정 기준인 145일에 45일 부족했다.
그 과정에서도 포인트가 남았다. 고우석은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준우승으로 인한 60포인트, 올해 WBC 8강 진출로 인한 20포인트 등 총 80포인트가 존재한다. 하지만 올해 등록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편성한 일정대로라면 정규시즌은 10월 7일 끝난다. 고우석이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등록될 경우 올해만 최소 30일 이상을 확보한다. 쉽게 말해 현재 가진 80포인트와 올해 남은 등록 일수를 합치면 145일에 30일도 채 모자라지 않을 전망이다.
KBO 규약상 포스팅을 통해 해외로 진출했던 선수가 국내로 돌아오면 등록한 날부터 한 해 145일 이상의 정규시즌을 4시즌 활동해야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단순 계산하면 고우석의 FA 시점은 2030시즌 종료 후다.
하지만 앞으로 태극마크를 다시 달 수 있다면 계산은 더욱 흥미로워진다. 내년 열릴 프리미어12의 경우 참가만 해도 10포인트, 준우승하면 총 30포인트, 우승하면 50포인트가 주어진다. 즉 고우석이 내년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선발돼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30일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물론 현시점에선 어디까지나 가정에 가정을 더한 시나리오다. 고우석이 올해 남은 기간 1군 등록을 유지해야 하고, 향후 대표팀 선발과 국제대회 성적이라는 전제도 따라붙는다. 그러나 곧장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빠른 결단으로 뜻밖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택지도 확보했다.
LG는 가장 필요한 시기에 KBO 통산 139세이브를 올린 검증된 승리조를 되찾았다. 고우석은 2022년 42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올랐고, 2023년에는 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을 책임지며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올 시즌 LG는 마무리 유영찬이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되고, 선발진이 부진하며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설상가상 김진성, 장현식 등 핵심 불펜 자원까지 부상으로 빠지며 마무리 손주영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지켜줄 투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고우석 역시 꿈을 좇았던 3년을 마치고 친정팀으로 돌아오는 '낭만'과 함께, 생애 첫 FA 시계를 1년 앞당길 수 있는 실리까지 챙길 기회를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