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코로나19 방역 조치와 폐관 인과관계 없어…OTT 성장 등도 원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서울의 한 영화관의 모습. 2026.3.19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끝난 지 약 3년 뒤 지점 영업을 종료한 CGV가 남은 임대료 등을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최종진 부장판사)는 기업은행이 CGV를 상대로 낸 '차임 등 청구 소송'에서 최근 "CGV가 153억2천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CGV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 3월 인천 연수구에 있는 연수CGV의 영업을 종료했다.
임대차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CGV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법정 해지권을 행사해 계약을 해지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방역 조치를 3개월 이상 받은 임차인이 이로 인한 경영 악화로 폐업한 경우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기업은행은 CGV를 상대로 남은 임대료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종료된 2022년 5월부터 약 3년이 지나 영업을 종료한 만큼 방역 조치와 폐관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코로나19 조치 시행 후 관람객이 감소하는 등 영업손실이 발생해 2020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영화관 영업을 중단했고, 월평균 매출액도 대폭 감소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영화관을 폐관할 정도로 경제 사정에 중대한 변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종료된 뒤 2023년과 2024년 매출액이 증가한 데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의 성장과 영화관 업계의 불황 등도 관람객과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재판부는 CGV의 임대차 계약 해지가 적법하지 않다며 남은 계약 기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계약이 실질적으로 해지된 2025년 7월부터 2037년 7월까지의 월 임대료와 관리비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
다만 잔여 임대 기간이 11년 이상으로 장기간인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 예정액의 75% 수준으로 감액했다.
여기에 임대보증금 등을 공제해 최종 지급액을 153억2천200만원으로 정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더라도 CGV가 영화관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점은 인정된다"며 "임대차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예정액을 전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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