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재논의에 급매물 움찔…"강남권 매물·호가 영향"

"강도 완화 기대감에 매물출회 줄고 가격조정 수그러들 수도"

(서울·세종=연합뉴스) 임기창 오진송 기자 =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등 여론을 반영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함에 따라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한 급매물 출회 흐름이 둔화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4일 업계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에게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당정 간 논의가 진행될 경우 고가 주택이 많은 서초·강남구에서는 기존에 세 부담을 고려해 내놓은 급매물을 거두거나 앞서 이전 시세 대비 낮췄던 호가를 상향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물이 거의 하루에 10건 이상 나왔다가 1∼2주 지나 여당에서 비거주 1주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좀 지켜보면서 가격을 조정하자'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어제 고위당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문의가 없지만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1억∼2억원 올리겠다는 반응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당장 매물을 거두겠다는 문의는 없었지만 주말에 고위당정 논의 발표를 보고 매도자들이 고민했을 것이고 하루 이틀 지나면서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불가피한 사유에 따른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거주 인정 확대 등 여러 의견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관련해 1주택자에 대한 거주·비거주 구분을 없애는 방향을 정부에 강하게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전날 고위당정회의에서 종부세와 관련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 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세제 개편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김민석 당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8.23 kjhpress@yna.co.kr

이런 쪽으로 논의가 전개되면 철저하게 실거주자에게 세제상 이익을 주는 쪽으로 설계된 이번 세제개편안의 틀에 일정 부분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위축된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이같은 '세 부담 완화' 시그널의 영향으로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개편안의 강도가 일부 완화된다는 기대감이 생기면 지금과 같은 매물 출회가 줄고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가격 조정이 수그러들 수도 있다"며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고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서는 향후 예상되는 세 부담을 피하고자 호가를 낮춰 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강남구 압구정현대 1·2차 전용 198㎡ 3층 매물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전인 7월13일 119억원에 등록됐으나 발표 이후인 이달 8일에는 같은 면적 2층 매물이 92억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인 8월 둘째 주 0.02%, 서초구는 0.04% 각각 하락해 약세로 전환한 뒤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세제 방향에 일관성이 결여되면 혼란과 불만을 가중할 것이라고 지적도 나온다.

대치동 공인중개사는 "앞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발표할 때도 앞으로는 유예나 완화가 없다며 팔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하더니 불과 몇 달 만에 기조를 바꾸지 않았나"라며 "정부 정책을 믿고 집을 판 사람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반복되니 시장에는 정부 불신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조회 285 스크랩 0 공유 2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