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경제고립 작전' 선언…"지원국도 막대한 대가"(종합)

"이란, 합의 기회 놓쳐…모든 동맹국 함께 이란 고립시켜야"

중국도 때릴까…이란 돕는 제3국 정부·기업·금융기관 경제제재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메 및 DB 금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강훈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고립 작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자금줄을 제공하는 제3국에도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하며 국제사회에 이란과의 거래 중단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보다 이란에 합의할 기회를 더 많이 준 사람은 없다. 비극적이게도 그들은 그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어느 나라를 상대로도 취해진 적 없는 가장 치명적인 경제 작전을 발표한다"며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이자 고립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국의 금융기관, 기업, 공항, 또는 정부 기관이 이란에 어떠한 형태의 생명줄이라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는 모든 국가가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석유 밀수와 통화 스와프, 현금 이전, 선박 등록, 위장기업 설립 등 기존 제재를 피하기 위한 이란과 제3국 간의 거래 방식을 거론하며 "모든 행위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장 표적이 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이란산 원유를 헐값에 수입하면서 이란의 핵심적인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경제·정치적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중국에 대한 2차 제재와 같은 '단호한 징벌'을 결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과의 통상 마찰은 그렇지 않아도 악재에 둘러싸인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을 이란에 대한 '경제적 D-데이'로 선언하고 "모든 동맹국이 미국과 함께 이란을 고립시키고 격퇴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미치광이들은 궁지에 몰려 있으며, 이런 역사적인 조치들은 그들과 그들이 전 세계에 테러를 확산할 능력을 무력화할 것이다. 이란은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은 물론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도 경제적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이란의 자금 조달과 제재 우회 통로를 광범위하게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전쟁으로 이미 경제난에 처한 이란을 더욱 압박해 핵 프로그램 등에 대한 양보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테헤란 남부의 전통시장 그랜드 바자르
[WANA/로이터=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의 무역 자금을 '비공식'으로 소화하는 아랍에미리트(UAE)가 가장 먼저 대이란 경제 압박 작전에 동참을 선언했다.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은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이란과의 모든 무역, 상업적 교역, 금융 거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UAE 두바이엔 이란 국적자가 수만명 수준으로 거주하는 것은 물론 이란과 연관된 자금이 상당한 규모로 투자돼 있고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층위와 형태의 네트워크가 뿌리 깊게 퍼져있다. 이번 UAE 정부의 압박이 성공한다면 이란의 대외 무역은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란의 또다른 제재 우회로인 튀르키예 역시 이번 미국의 조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무력화된 이후 중재국 등을 통해 물밑에서 이란과 합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협상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이란의 자금줄과 제재 우회 통로를 차단하는 '최대 경제 압박'을 통해 이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 진행 중인 협의나 대화는 없고, 예정된 것도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측면에서 보면 반년 가까이 이어진 이란에 대한 군사적 수단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익숙한 카드'를 또다시 꺼내 들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수전 말로니는 뉴욕타임스(NYT)에 "경제 압박에 성공하려면 우리의 회복력이 이란 정권보다 커야 하는데 그것이 좋은 승부수인지 불확실하다"며 "이란 경제는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맞춰 체질이 개편돼 왔다"고 지적했다.

존스 홉킨스 고등국제문제대학원의 이란 전문가 발리 나스르 교수도 "이란은 지금 손실을 감수하고 세계 경제와 트럼프를 바짝 좨야 더 나은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쪽에 기대를 걸었다"고 말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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