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미국 제재에 "노골적 사법독립 공격"(종합)

본부 소재지 네덜란드 "아카네 소장 지원 방안 논의"

아카네 도모코 ICC 소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카네 도모코 소장을 제재한 데 대해 "사법기관 독립에 대한 노골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ICC는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판사와 검사, 직원들을 표적으로 삼은 이런 조치는 법치주의를 해친다. 사법 주체가 법률을 적용했다는 이유로 위협받는다면 위험에 처하는 건 국제 법질서 자체"라며 이같이 밝혔다.

ICC는 "직원들과 잔혹 행위 피해자들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며 이번 제재에 흔들리지 않고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공동 성명에서 "ICC는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범죄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정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런 중요한 일을 하려면 외부 압력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미국의 제재가 철회돼야 한다며 각국에 "보복 표적이 된 재판소 관계자들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했다.

ICC 본부가 있는 네덜란드의 톰 베렌드선 외무장관은 아카네 소장을 만나 지속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카네 소장은 이미 2023년 3월 전쟁범죄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가 러시아 당국에 지명수배된 상태다.

네덜란드 헤이그 ICC 본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정부는 전날 "관할권에 동의하지 않은 국가의 당국자들을 조사, 체포, 구금 또는 기소하려는 ICC의 노력에 직접 관여해왔다"며 아카네 소장과 압둘라예 세예 수석 공판 법률가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문제 삼아 ICC 인사들을 줄줄이 제재하고 있다. 세예 법률가는 네타냐후 체포영장 청구 업무를 맡았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ICC 가입 조약인 로마규정 당사국이 아니다. 그러나 ICC는 범죄가 당사국 영토에서 발생한 경우 관할권을 갖는다는 로마규정 조항에 따라 네타냐후 영장을 발부했다. 팔레스타인은 2015년 ICC에 가입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카림 칸 검사장은 작년 2월 미국 제재 목록에 오른 뒤 성비위 의혹이 불거져 지난달 해임됐다.

ICC는 아카네 소장 등이 추가되면서 판사 18명 중 9명, 차장검사 2명 전원, 전직 검사장 1명과 직원 1명이 미국 제재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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