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종료 2주 남은 국회 기후특위… 활동 분석해보니 ‘낙제점’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지난 4월13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위기 토론회의 공론화 결과를 반영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장수경 기자

이달 말 임기 종료를 앞둔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기후특위) 위원들의 기후활동이 파리협정의 ‘1.5도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평가한 결과, 사실상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5개월 동안 특위 위원들이 활동하면서 발의한 기후·에너지 관련 법안 가운데 공포까지 이어진 법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기후미디어허브는 글로벌 기후 싱크탱크 인플루언스맵의 기술 지원과 검수를 받아 지난 17개월 동안 기후특위 위원들의 발언과 의정활동을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국회 회의록과 언론 보도에 나온 기후 관련 발언 736건을 분석하고, 재임 기간이 5개월 이하인 위원 6명을 제외한 20명의 출석률·발언량·법안 발의 건수 등을 평가했다. 기후특위는 2024년 헌법재판소가 2031~2049년 탄소감축 목표를 규정하지 않은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넘기지 않는 감축 경로를 설정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기후특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로 제시해, 사실상 선형 감축 경로를 설정했다.

위원들의 발언은 파리협정의 1.5도 목표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권고에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따라 +2점(명확한 적극 지지)부터 0점(중립·원론적), -2점(목표 역행·규제 완화)까지 5단계로 평가했다.

그 결과 +2점 발언은 전체의 9.1%(67건)뿐이었고, 원론적·중립적 발언은 41.4%(305건), 기후목표에 역행하거나 규제 완화를 요구한 발언은 12.3%(90건)였다. 전체 발언의 절반 이상(53.7%)이 원론적이거나 기후목표에 역행하는 내용이었던 셈이다.

기후특위 위원들의 평균 점수는 0.42점에 그쳤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1.42점으로 가장 높았고 강득구(+1.00점), 이소영(+0.95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0.51점으로 가장 낮았고, 같은 당 김소희·조은희 의원이 각각 -0.43점을 기록했다. 이헌승 의원은 지난해 9월 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50%로 늘리면 제조업 전기요금이 연간 5조원 증가한다. 생산 활동이 위축되고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라며 산업 경쟁력을 이유로 유상할당 비중을 늘리는 것을 반대 뜻을 밝혔다. 발언량이 162건으로 가장 많은 김소희 의원은 지난 2월 대정부질문에서 “경제와 산업을 고려해서 2040 탈석탄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국제 기후정책 방향에 어긋나는 것으로 평가됐다.

정당별 평균은 조국혁신당 +1.42점, 진보당 +1.21점, 민주당 +0.76점이었고 국민의힘은 -0.26점으로 유일하게 음수였다.

위원들의 회의 참여와 입법 성과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기후특위가 17개월 동안 연 공식회의는 22차례(월평균 1.3회)로, 일반 상임위원회 평균 회의 개최 횟수(55.6회)의 약 40% 수준이었다. 평가 대상 20명 가운데 출석률 100%는 박지혜·위성곤 민주당 의원 2명뿐이었고, 차지호(66.7%)·이헌승(65.0%)·서범수(60.0%) 의원은 70%에도 못 미쳤다. 회의에 출석하고도 발언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위원은 회의마다 3~4명이나 됐다.

위원들이 발의한 기후·에너지 관련 법안 130건 가운데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된 법안은 한 건도 없었다. 발의 실적마저 위원장과 간사를 맡은 상위 6명에게 63%가 집중됐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국회는 정부와 함께 한국 사회의 기후위기 대응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국민을 설득할 책임이 있으며 기후특위는 그 핵심 기구”라며 “하지만 활동을 보면, 선제적 입법대응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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