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사과문 이게 진짜 사과 맞나요? “몰랐다”는 말에 더 화나는 이유

축협 사과문 이게 진짜 사과 맞나요? “몰랐다”는 말에 더 화나는 이유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을 상대로 이뤄진 성접대 의혹에 대해 사과문을 냈는데, 내용을 읽어보니 사과를 하는 건지 변명을 하는 건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다수의 내부 구성원조차 몰랐던 십수 년 전 일”이라거나 “높아진 외부의 기준과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표현은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협회의 인식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축구협회가 과거 일을 몰랐다고 해명하는 것과 그 행위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사실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011~2012년 외국인 심판 10여명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성접대가 이뤄졌고, 일부 비용이 협회 법인카드로 결제된 정황까지 공개된 상황이라면 “우리는 몰랐다”는 말만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죠.

무엇보다 화가 나는 부분은 마치 과거의 기준과 현재의 기준이 달라서 지금이라면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읽힐 수 있는 표현입니다. 성접대나 심판 매수가 과거에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사회의 눈높이가 높아져서 문제가 되는 일이었나요? 그런 행위는 언제 벌어졌든 공정한 스포츠와 정상적인 조직 운영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였다는 점부터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문성 해설위원이 사과문의 표현을 강하게 비판한 이유도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외부에서 비난해서 죄송하다”는 식의 태도가 아니라,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정확히 적고 누가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밝히는 게 진짜 사과니까요.

특히 축구에서 심판의 공정성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 아닌가요. 심판에게 부적절한 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 자체가 사실이라면 경기 결과와 한국 축구의 신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안을 “십수 년 전 일”이라는 시간의 흐름으로 희석하려 한다면 팬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접대는 서울 강남과 울산, 창원 일대에서 이뤄졌고 협회 법인카드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누군가 개인적으로 저지른 일인지, 조직 내부에서 어떻게 비용 처리가 가능했는지, 당시 어떤 사람들이 알고 있었는지까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다수의 구성원이 몰랐다”는 것도 솔직히 책임을 피하기 위한 표현처럼 느껴집니다. 내부 구성원 대부분이 몰랐다는 게 사실이라면 오히려 왜 그런 일이 조직 안에서 가능했는지, 내부 통제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몰랐다는 사실 자체가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높아진 외부의 기준과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표현은 정말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조직의 도덕성과 투명성이 사회의 기준이 높아질 때마다 그에 맞춰 조금씩 따라가는 선택사항은 아니잖아요. 성접대와 심판 매수 같은 행위는 사회적 기준이 높아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공정성과 윤리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축구협회가 정말 쇄신할 생각이 있다면 멋있는 표현을 넣은 사과문부터 내놓을 게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의사결정 과정과 비용 집행 과정에 대한 조사, 관련자 책임 규명, 재발 방지책 마련, 내부 통제 강화 등 팬들이 확인할 수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겠죠.

특히 축구팬들은 단순히 경기 결과만 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대표팀을 응원하고 선수들을 믿고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축구협회라는 조직도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정해야 할 축구에서 심판을 상대로 부적절한 접대가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고, 이후 내놓은 사과문마저 책임을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는 듯한 표현으로 채워진다면 팬들의 신뢰가 무너지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요.

이번 일은 “옛날 일이니까 이제 와서 왜 문제 삼느냐”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시간이 오래 지났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박문성 위원이 말한 것처럼 사과문 한 장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책임을 보여줘야 할 문제입니다.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인정하고,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 자체를 바꾸는 것. 그게 정말 쇄신을 하겠다는 축구협회가 지금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댓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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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na
    “몰랐다”는 해명보다 왜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조직 차원의 책임을 설명하는 게 먼저라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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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0K
    축협이 하루라도 빨리 변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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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리부
    작성자
    결국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말보다 책임자 규명과 재발 방지 같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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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loe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에서 끝날 게 아니라 당시 비용 처리와 의사결정 과정까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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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hE
    진정성 있는 사과라면 외부의 기준이 높아졌다는 표현보다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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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dsteve
    과거의 일이라는 이유로 잘못 자체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니 정확한 사실관계와 책임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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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이즈#PbyX
    진짜 사과문이 어이가 없더라고요 내용이 충격이여서 앞으로가 걱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