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 고흥 출신의 저 송영길, 내가 태어나 자란 이 전남광주특별시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3대 메가 프로젝트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뒷받침해 나가겠습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호남 (전남광주) 강진이 제 처갓집입니다. 호남 사위로서 1인 1표 정신을 구현했고, 1인 1표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후보)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직계 정치인입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다가 3년 동안 감옥에 갔던 광주 명예시민이기도 하고, 전남 진도의 외손이기도 하고, 현재 전북 익산의 주민이기도 하고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이기도 합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후보)
호남권 경선 권리당원 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10일,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 나선 송영길·정청래·김민석(기호순) 당대표 후보가 전남광주 서구 케이비시(KBC)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호남 당심을 향한 구애에 나섰다. 권리당원의 약 33%가 쏠린 호남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세 후보는 호남 연고를 내세우며 이재명 정부의 ‘서남권(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정책을 가장 잘 뒷받침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부각했다. 2강 구도를 형성한 정 후보와 김 후보는 사사건건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가기도 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가장 잘할 사람은 ‘바로 나’
먼저 정 후보는 ‘추진력’을 부각하며 “올해 안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반도체특별법을 만들겠다. 추진력·돌파력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안착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국무총리 시절 쌓아온 “조율 역량”을 내세우며 “국정을 이끌어 본 경험, 경제에 대한 이해, 이것이 결정적으로 필요하다. 총리로 시작한 일, 당대표로 완성하겠다”고 했다. 송 후보는 유일한 광역단체장(인천시장) 출신으로서의 “실력과 행정력”, “외교 역량”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을 위해 안정적인 당정관계가 필수적이라며 정 후보를 향해 공세를 폈다. 그는 “당·정 관계가 안 좋으면 전반적인 정책에 대한 흔들림이 있을 수 있고, 국정 지지도 떨어”진다며 “저는 다른 ‘자기 정치’ 없이 그 일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 당·정 갈등이 있는 리더십으로서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호남 유권자들에게 정청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며 “이런 범국가적이고 세계적인 사업이 당대표가 누구냐에 따라서 차질을 빚을 것처럼 얘기하는 건 호남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맞받았다.
김 후보가 정 후보를 향해 “실제 경제 정책을 다뤄보거나 아니면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된 대기업의 오너들과 일정 기간 이상 토의를 해본 적이 있나”라고 질문하자, 정 후보는 “김 후보는 사람을 무시하는 데 좀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며 “당연히 당대표를 하면서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기업인들과 만나서 얘기했겠나”라고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의 뿌리 ‘호남 정치’ 강화 방안…“호남 출신 정치인” “공천 혁신” “개혁”
세 후보는 ‘호남의 정치적 위상이 떨어지는 원인과 대안’을 묻는 공통 질문에 저마다 다른 해답을 내놨다. 김 후보는 ‘공천 혁신’을 내세웠다. 그는 “우리 당 공천안이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좀 논란이 많았는데, 대안과 원인 분석을 해서 올 연말까지는 혁신적인 공천안을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당대표였던 정 후보의 호남 지역 공천 관리 실패 책임론을 언급한 것이다.
정 후보는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호남 유권자들은 호남 출신이라고 해서 찍어 주지 않는다”며 “호남 민심이 바라는 것은 ‘야무지게 하라, 개혁적으로 하라’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더 이상 우리 호남이 호남 불가론, 패배론에 빠지면 안 된다. 호남이 모든 권력을 포기해야 되고 모든 걸 거세해야 되는 수소처럼 힘없이 누구한테 줄을 서서 먹고 살아야 되는 그런 존재냐”며 “제가 여기서 초·중·고를 나온 사람이고 이번에 당대표 (후보) 세 명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이라고 부각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국면에 대한 질문과 함께 김 후보와 정 후보의 언쟁도 이어졌다. 정 후보가 올해 초 혁신당과 합당을 추진하던 때 이언주 당시 최고위원이 한 국무위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던 것을 언급하며 김 후보에게 “전혀 무관하냐”고 따져 물었다. 당시 문자를 나눈 국무위원이 김 후보란 추측이 나왔던 점을 겨냥한 질문이었다. 이에 김 후보는 “무관하다”, “유언비어 정치를 하지 마시라”, “검사가 아닌데 왜 저를 취조하려고 하시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11일부터 나흘 동안 호남권(전남광주·전북) 권리당원 온라인 및 자동응답(ARS) 투표를 거쳐, 오는 15일 호남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6일 경기·서울 경선 결과 발표에 이어 오는 17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30%와 국민 여론조사 70%를 합산한 최종 선거 결과를 발표한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