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의료 취약지에 사는 고위험 산모의 임신·출산 전 과정을 돕는 ‘산모등록제’와 농어촌 지역 1차 의료 공백을 해소할 ‘공공보건의원’ 도입에 나선다. 지역·필수·공공의료 기반 약화로 제때 진료받지 못하거나 타 지역 의료기관까지 찾아야 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처다.
정부는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 필수 공공의료 강화 추진 전략’과 ‘인공지능(AI) 기본의료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의료 현장 관계자, 의료 관련 시민단체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서는 “의료 수가 체계를 합리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공·필수의료 문제는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역 균형 발전 측면과 이를 위한 정주 여건 개선에서도 의료환경 개선이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국 진료권을 대·중·소진료권으로 체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5극3특’(5개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 단위의 대진료권에서는 국립대병원 10곳이 중증·고난도 치료를 맡아 수도권 ‘빅5’ 수준으로 육성될 계획이다. 전국 70곳의 중진료권에서는 공공병원과 2차종합병원 중심으로 중등도 질환의 입원과 수술을 담당하고, 시·군·구 단위 소진료권에서는 ‘동네의원’ 중심으로 경증 치료와 건강 관리에 집중한다.
정부는 농어촌 진료 공백 해소를 위해 공공보건의원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설과 장비를 마련해 공공 또는 민간 의료 인력에게 위탁 운영을 맡기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른바 ‘분만 뺑뺑이’ 해소를 위해서는 이르면 내년부터 산모등록제를 도입한다. 의료 취약지의 고위험 산모를 담당 병원과 모자의료센터에 미리 등록해 임신부터 출산·산후 진료까지 연계하는 방식이다.
의료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는 인공지능을 보조 수단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보건소와 의료 취약지 의원에 영상판독, 의무기록 생성 등 업무를 보조하는 ‘1차 의료 인공지능 전환 패키지’를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한다.
의료계에서는 정책의 성패가 지역의 의료진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한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지역에 와서 뭔가 하겠다고 하는 의사를 붙들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방의료원 의사에게 국립대 교원 수준의 지위를 준다거나 순환근무, 안식년 등 장기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방안이 한 예”라고 말했다.
신소윤 허윤희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