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매각한 아파트의 매수인들을 채무자로 해 17억7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과 관련해 보수 야권이 21일 “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꼼수”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불법·편법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거래 방식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근저당 설정은 거래 당사자들의 민사상 합의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아주 기상천외하다. 갭투자도 투기라고 몰아붙이면서 대출을 철저히 규제하더니 본인은 외상으로 집을 팔았다”며 “사금융으로 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편법 꼼수로 막대한 수십억 이익을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제 대출 안 나온다고 걱정하지 말자. 자금 출처 소명에 ‘더불어근저당’이라고 쓰면 된다”고 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일반인은 은행권 대출이 사실상 막혀버렸는데 누구는 편법 사금융으로 집을 샀다”며 “왜 하필 그런 복잡한 조건을 가진 매수자를 찾은 것인가? 지인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주택 매도자가 잔금 수령 시기를 유예해주고 근저당을 설정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나 편법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거래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 매수자가 일종의 급전 대출을 이용하는 셈이어서, 거래 상대방이 특별한 관계일 때 성립할 수 있는 거래 방식이라고 보는 게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겨레에 “대출 규제를 편법으로 우회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사인 간의 거액 채무가 주택 매수 자금으로 활용된 것인 만큼 국세청의 자금 출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공동 소유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전용면적 164㎡)는 지난 14일 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16일 김아무개씨와 조아무개씨에게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근저당권 해제를 포함한 관련 절차는 오는 10월 말께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저녁 “대통령 자택은 대통령 부부가 28년간 실거주했던 1주택으로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보이고자 시세보다도 낮게 재건축으로 기대되는 이익을 포기하고 처분했다”며 “매매는 통상적 방식으로 부동산을 통해 이뤄졌다. 매수인과 사적 인연이나 특수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최종훈 선임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