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통계 조작 감사로 발목 잡힌 주택 담당 공무원들 복귀시켜야”

최근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주택 공급과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들이 감사와 수사에 발이 묶여 정책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차규근·황운하 의원과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한국도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사건’ 감사와 수사 등으로 현업에서 배제된 국토부 공무원들을 조속히 복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인허가와 착공 감소가 향후 서울 전·월세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교한 주택 공급 정책과 세입자 보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임대주택 공급과 신도시 조성, 정비사업 등을 담당해 온 실무 공무원들이 장기간 업무에서 배제된 탓에 정책 대응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정책 경험을 갖춘 국토부 공무원들의 공백으로 인해 주택공급 담당 주요 보직의 인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장기간 이어진 직위해제 등 인사상 불이익의 정상화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전방위적 감사·수사를 최소화할 원칙 마련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의 정책 실무 복귀 등을 요구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특정감사를 통해 국토부 실국장과 과장급 등 공무원 11명에 대해 수사 의뢰와 함께 직위해제와 징계 조처 등을 통보했다. 문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토부가 한국부동산원 주택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으로, 최종 감사 결과는 감사 착수 2년 만인 지난해 4월 나왔다. 이후 국토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감사 결과에 대해 재심을 신청했고 감사원은 현재 재심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 또 국회에선 검찰의 기소로 재판이 진행 중인 통계 조작 사건을 ‘조작 기소’ 사례 중 하나로 지목한 ‘조작 수사·기소 특검법’이 발의돼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검찰(대전지검)은 지난해 통계 조작 의혹 1심 재판 심리 과정에서 통계 ‘조작’이 아닌 ‘수정’으로 공소 사실을 변경하기도 했다. 당시 통계 조작 감사와 검찰 기소가 전임 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감사원 재심과 1심 판결이 지연되면서 국토부에서 직위해제·징계 처분을 받은 주택라인 공무원들의 복귀는 여전히 가로막혀 있는 실정이다. 직위해제된 고위공무원 2명은 약 3년째 급여의 20%만 받고 있고, 징계를 받은 다른 공무원들도 승진이 제한되고 주요 보직에서 배제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출범한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의 본부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 인사가 난항을 겪는 등 주택정책 부문의 인력난이 심각한 실정이다.

국토부는 직위해제·징계 대상이었던 공무원들의 정상 복귀를 위해서는 징계 절차 취소 등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감사원 재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감사원은 최근 징계 대상이었던 공무원들을 잇따라 만나 당시 주택통계 작성에 대한 재조사와 함께 감사 과정을 정밀하게 되짚어보는 등 재심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권 교체 때 반복되는 정책 감사와 수사가 공직사회의 사기 저하와 소극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책임을 회피하는 이른바 ‘복지부동’ 행태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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