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3명 사망에 전력증강 추진…‘탄약고갈·기지취약’ 장기전 능력 딜레마

19일(현지시각)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이란 공습 장면이라고 밝힌 영상. 미 중부사령부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주말 사이 이란과의 교전 과정에서 미군 3명이 숨진 가운데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9일째 이어갔다. 미국은 중동에 전투기와 공중급유기를 추가로 보내는 등 전면전 채비를 하고 있지만 방공 무기와 장거리 탄약 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국의 장기전 수행 능력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19일 오후 7시(미 동부시각)부터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1일부터 9일 연속 이어진 공습이다. 이번 공습에는 미군 사망에 대한 보복 성격도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오늘 밤 그들을 다시 매우 강하게 타격했다”며 숨진 미군 장병들을 기리기 위한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는 18일 이라크 북부에서 격추된 이란군의 편도 공격 무인기(자폭 드론) 불발탄을 통제된 방식으로 폭파하던 중 미군 병사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17일에는 이란이 요르단 아즈라크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해 미 육군 병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19일 실종 병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는데, 해당 병사로 확인되면 2월28일 개전 이후 미군 사망자는 18명으로 늘어난다. 부상자도 430명을 넘어섰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추가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독일에 배치돼 있던 미 공군 F-16 전투기와 영국에 있던 F-35 스텔스 전투기가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공중급유기도 추가로 파견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공중급유기는 이스라엘 공군기지에 배치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전력 이동이 최근 미군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계획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교적 협상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전면전으로 확대할 가능성에 대비한 조처로 풀이된다.

문제는 미군의 작전 지속 능력이다. 미 행정부 내부 논의에 정통한 한 당국자는 워싱턴포스트에 “방공 무기와 장거리 탄약 재고가 줄고, 미군 시설과 장비가 공격으로 손상되면서 병력과 항공기를 추가 투입할 여력도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전을 안전하게 지속할 만큼 충분한 자원이 없다”며 “백악관이 이를 인식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에 배치된 미군 기지의 방호 능력도 미군의 전쟁수행 능력을 제약하는 약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미군 시설 상당수는 컨테이너나 금속 구조물, 천막 등으로 지어져 애초부터 이란의 로켓과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 최근 벽을 두껍게 보강한 신형 시설도 탄도미사일 직격에는 버티지 못했다. 쿠웨이트 캠프 아리판의 강화 막사는 3월 이란의 탄도미사일에 직격당해 구조물 절반이 파괴됐다. 요르단 아즈라크 기지에서는 미군 2명이 숨진 사건이 일어나기 며칠 전에도 이란의 공격으로 약 20명이 다쳤고, 또 다른 공격에서는 블랙호크 헬리콥터 여러 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군 투입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다. 세스 존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방·안보국장은 워싱턴포스트에 “미군은 이란의 원거리 타격을 견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호르무즈해협의 섬이나 이란 해안에 지상군을 배치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걸프 지역 일부 동맹국이 확전을 우려해 미국이 자국 기지와 영공을 이란 공격에 사용하는 데 제한을 두는 점도 작전상 부담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요르단과 이스라엘에 더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정작 이란은 이들 지역에 공격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전진기지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는 이란의 핵심 수단은 비대칭 전력이다.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자폭 공격용 무인기를 함께 쏘는 ‘혼합 타격 전술’로 미군의 요격망을 교란하고, 값비싼 방공 미사일을 빠르게 소진시키고 있다. 지난달 양해각서 체결로 미군의 해상 봉쇄와 원유 제재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틈을 타 원유 4500만~5000만배럴을 아시아 시장 등에 수출해 확보한 수십억달러의 현금도 이란의 전쟁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상황을 타개할 외교적 출구는 현재로써는 보이지 않는다. 전날 이란이 미국의 합의 위반을 이유로 양해각서 준수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군사 역량을 무력화하는 임무가 끝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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