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권 노동당의 앤디 버넘 당대표가 20일(현지시간) 영국 59대 총리로 공식 취임한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후 10년 동안 영국이 맞는 7번째 총리다.
우선 이날 키어 스타머 총리가 고별 연설 후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사임을 보고하면 찰스 3세는 버넘 대표를 궁으로 초청해 정부 구성을 요청할 예정이다. 버넘 대표는 이를 수락한 뒤 총리 관저가 있는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첫 연설을 통해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국내 정책 우선순위를 밝힌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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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정부 신뢰 회복과 생활비 부담 완화 약속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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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버넘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들에게 '숨 쉴 여유'를 되돌려주겠다는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생활비 위기와 공공서비스 부실 등 국민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현안 해결에 역량을 집중하겠단 의미다.
아울러 현재를 "성찰과 다짐"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영국이 직면한 과제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버넘 대표는 자신의 노동당 대표 선출을 "지난 40년간 우리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의 순간"이라고 묘사하며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영국의 정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또 전날 공개된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버넘 대표는 총리직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공공 지출과 경제 운영 방식을 바꾸려면 일하는 방식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실패에 대한 비용을 치르는 데 매달리기보다 조기 투자와 조기 개입, 그리고 사람들이 성공하도록 뒷받침하는 데 훨씬 더 집중하는 접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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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강화·근본적 개혁 청사진, 현실 장벽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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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버넘 대표는 새 내각을 발표하고 지방분권과 교통, 사회복지 등 핵심 정책들을 잇따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엔 인공지능(AI) 담당 장관급 직책 신설, 영국 최대 상하수도 기업 템스워터에 대한 정부 통제 강화, 전국민 디지털 신분증 제도 폐기, 북해 유전에서의 시추 확대 추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각 인선 가운데 관심이 집중된 재무장관 후보로는 현 에너지장관 에드 밀리밴드와 현 내무장관 샤바나 마흐무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마흐무드 쪽으로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버넘 대표가 추진하는 총리실 권한 강화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버넘 대표는 예산을 쥔 재무부와 관료 조직의 영향력을 줄이고 총리실이 주요 국정 과제의 실행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밀리밴드를 기용할 경우 막강한 재무부가 또 다른 권력 기반으로 자리 잡아 총리실 중심의 국정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버넘 내각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버넘 대표는 영국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2029년 차기 총선 전에 구조개혁의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촉박한 데다 재정 악화와 시장의 감시까지 겹쳐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리 취임 전부터 당내 분열의 조짐도 포착된다. 정권 인수 과정에서 소수 측근 중심으로 내각 구성을 추진하고 핵심 지지자들마저 배제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다. 블룸버그는 "노동당이 버넘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그의 리더십과 권력 운영 방식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