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한국 축구 망했다” 작심 비판…이강인이 공유

스포티비(SPOTV)와 18일 인터뷰하는 구자철. 스포티비 유튜브 갈무리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홍명보호’가 거센 질타를 받은 가운데 국가대표 선수 출신 축구 행정가 구자철이 “한국 축구는 망했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10년 후면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며 “지금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스포츠 전문채널 스포티비(SPOTV)는 지난 18일 ‘구자철이 말하는 대한민국 축구가 망한 이유’라는 제목의 인터뷰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스포티비는 구자철이 현재 제주에스케이(SK) 테크니컬 파트에서 축구 행정을 하고 있으며 독일 바이에른 뮌헨 클럽 등에서 아시아 테크니컬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의 구자철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팀 주장으로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을 이끈 바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구자철은 “10년, 20년 동안 선진화 시스템이, 우리나라는 10% (구축에만 성공했지만), 반면 일본은 100% 중에 90% 혹은 110%를 한 것 같다”며 “선진화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입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결정하는 사람들이 뭐가 중요한지 모른다”라며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게 ‘모르면 다른 곳에 돈 쓰지 말고, 유럽에서 능력 좋은 사람들 데려와서 살려라’고 말한다. 진취적으로 가야 하는데 너무 보수적으로 간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구자철은 “그 기득권을 누가 잃고 싶겠나”라며 “대신 일은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그게 안 되는 상태에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기득권)만 누리고 있으니 저와 같이 목소리를 내면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 공백은 누가 메꿀 건가”라며 “지금 메꾸는 사람들은 무에서 유가 아니라, 마이너스에서 유로 바꿔야 되는 상황”이라고도 한탄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이강인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며 조 3위를 확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파들이 국위선양했던 모습이 남아 있으니 (한국 축구계 상태가) 괜찮은 것처럼 느껴졌을 수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구자철은 “정확하다”고 답했다. 이어 “점점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하는 선수들은 없어지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는 (한국 선수가) 내년에 아예 없다”며 “손흥민, 김민재가 있고 이재성이 있고 하니까 지금 버티고 있는 건데 진짜 심각하다”고 했다.

유소년 때부터 제대로 된 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구자철은 “‘유소년은 기본기’라고 많이들 말하는데, 저는 그 한마디가 한국 축구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공간에서 어떤 판단을 하느냐를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에 가면 7살 아이들도 상황 판단 인식을 계속하게 만든다. 7살부터 이렇게 배운 사람과 기본기만 한 사람의 격차는 말도 안 되게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어 “지금 10년 동안 우리나라 선수들은 판단력이 너무 안 좋고, 너무 느리고, 판단이 경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다들 레슨 가면 기본기만 하기 때문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뭘 해야 되는지를 모른다. 그게 얼마나 최악인지 몰라서 미칠 것 같다”고 했다. 구자철은 “한국 축구는 망했다. 정말이다”라며 “진짜 심각한 문제다. 5년 후, 10년 후면 더 안 좋아질 것이다. 지금부터 다시 10년 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월드컵에서 ‘홍명보호’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던 이강인은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구자철의 이번 인터뷰 영상을 공유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스페인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이강인이 구자철의 문제의식에 공감한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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