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가이드라인 마련, 플랫폼 관리 의무 강화해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남광주=연합뉴스) 민현기 기자 = SNS(사회관계망)로 생방송을 진행하던 유튜버가 독극물을 들이켜는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고 해당 유투버는 결국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통제받지 않는 개인 방송에 대한 윤리 기준과 제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전남 신안경찰서에 따르면 전남광주 신안군 자은면 모처에서 전날 오후 8시 30분께 A(50대)씨가 독극물을 마시는 장면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A씨는 방송 시청자의 119 신고 덕분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숨졌다.
일상적 대화를 주요 방송 소재로 다룬 A씨는 당시 한 시청자와 말다툼한 뒤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독자 수가 130명 수준인 A씨의 방송을 당시 여러 사람이 시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방송 내용의 적절성, A씨와 시청자 간 말다툼 과정에서 오갔던 대화를 분석하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음독 행위를 부추기거나, 모욕적인 표현으로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붙이는 등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다만, 누구나 손쉽게 제작 송출하는 SNS 방송이 다수의 시청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줬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경찰 수사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과 없는 '날 것'의 장면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도 이를 사전에 차단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SNS 개인 방송은 방송사가 제작한 콘텐츠와 달리 블로그에 올린 신변잡기 메모처럼 정보통신 서비스로 분류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심의나 실시간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이번 사건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영상을 삭제하거나 계정을 제한하는 수준의 사후 대응에 그치고 만다.
실시간성과 개인형에 바탕을 둔 SNS 방송이 충격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노출한 참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2017년 1월 미국에서는 조지아주와 마이애미주에서 10대 초반 아동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이 3주 간격을 두고 잇따라 SNS에 생중계돼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었다.
국내에서는 2024년 4월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19층짜리 건물 옥상에서 10대 여학생이 투신하는 장면이 인스타그램 라이브 영상을 통해 방송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사건은 10대 여학생에게 투신을 부추긴 인터넷 커뮤니티의 폐쇄 여부에 사후 대처가 집중된 탓에 SNS 방송 제재 논의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한선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터넷 개인방송도 방송법에 준하는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법적·윤리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며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플랫폼의 위험 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극적인 콘텐츠의 확산을 막고 플랫폼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제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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