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8일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 클러스터는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대규모 지방 투자 발표를 하루 앞두고 실효성 등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직접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반도체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제와 안보, 교육과 청년, 수도권과 지방, 금융과 부동산까지 모두 연결하는 시대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인공지능(AI)은 모두를 함께 부자로 만들지 않는다. 생산성이 높은 산업은 엄청난 부를 얻겠지만, 그렇지 못한 산업과 직무는 더 큰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가 차원의 특단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어 “팹은 더 과감하게 짓고, 초과 유동성은 해외투자와 미래 대응 기금으로 분산하며, 국내에 남은 자금은 수도권 아파트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데 쓰이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이것은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아니라 에이아이 시대의 생산능력을 키우는 산업정책”이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초과 유동성을 부동산이 아니라 공장과 전력망, 용수 인프라, 연구시설, 장비산업, 새로운 도시로 흘려보내는 거시경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수십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새로운 산업으로 올라설 사다리를 놓는 사회정책”이라고도 덧붙였다.
김 실장은 정치권 공방과 관련해서도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프레임으로는 지금 우리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할 수 없다”며 “소모적인 논쟁과 끝없는 절차에 발목이 잡힌다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기업을 압박해 대규모 투자를 끌어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 실장은 지난 27일에도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호남의 물 부족 우려에 대해 “댐 여유량, 수십 년간 과배분된 미사용 물량, 농업용 대형 보와 저류시설, 하수 재이용수까지, 흩어져 있을 뿐 수자원 풀은 충분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날 여섯 차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