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반도체 투자 '행정지도'는 강요…시장 신뢰 훼손"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반도체 기업 호남 투자 추진과 관련해 "행정지도와 설득이 아니라 강요이자 정책적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26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강요를 해놓고 행정지도라 부른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의 호남 투자가 논란이 되자 대통령은 정부의 '행정지도'와 '설득'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결국 CEO(최고경영자)들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압박을 가해놓고 '선택은 기업이 한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화법에 시장과 국민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무대에서 소수점 아래까지 계산하며 경쟁하는 초일류 기업"이라며 "프로 바둑 9단에게 아마추어 수준의 정치가 행정지도라는 완장을 차고 훈수를 두며 생색을 내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인허가권과 규제라는 생사여탈권을 쥔 권력이 방향을 정해두고 압박하는 순간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강요이자 정책적 협박이 된다"며 "기업이 강요당한 선택을 자발적인 결단으로 포장하며 '결국은 너희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회피하는 태도는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작동하는 나라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라며 "정권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 시장의 신뢰도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정부는 기업을 지도하는 존재가 아니라 기업이 세계 최고가 되도록 제도를 손보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존재여야 한다"며 "최첨단 기업은 정부의 설득이나 행정지도가 아니라 시장과 기술, 글로벌 경쟁이 이끈다. 이것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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