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1승 2패(승점 3), 2득점 3실점, 득실차 -1을 기록했다. A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친 뒤 조 3위 팀 간 순위 경쟁에 나섰지만, 끝내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세계적인 팀들이 모이는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우승후보들도 종종 이변의 희생양이 돼 고개를 숙인다. 월드컵은 이름값만으로 통과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 한국 축구의 탈락은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일단 멤버가 좋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손흥민(LAFC)이 중심을 잡았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2연패를 달성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뒤를 받쳤다. 황희찬(울버햄튼)도 위협적인 공격 자원이었다.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유럽 리그에서 인정받는 미드필더들도 있었다.
수비진의 핵심은 단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였다. 김민재는 1차전 체코를 상대로 환상적인 철벽 수비를 펼치며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일부 외신은 대회 전부터 한국이 유명 스타들을 보유했다는 점을 들어 다크호스로 평가하기도 했다.
조 편성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체코와 함께 A조에 묶였다. 멕시코는 개최국이라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있었지만, 한국이 전혀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었다. 체코도 유럽 지역예선 플레이오프를 거쳐 어렵게 본선에 오른 팀이었다. 남아공은 FIFA 랭킹 60위권 팀으로, 조 최약체로 꼽혔다.
지난 월드컵, 또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다른 조들과 비교해도 한국에는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조였다. 적어도 32강 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진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은 그 안에도 들지 못했다. 한국은 A조에서 1승 2패(승점 3), 2득점 3실점, 득실차 -1로 3위를 기록했다. 1차전 체코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좋은 출발을 했지만, 2차전 멕시코전에서 0-1로 패했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남아공과 최종 3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순간 한국은 무너졌다. 남아공을 상대로 0-1 충격패를 당했다. 승리가 필요한 경기조차 아니었다.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최소한의 결과도 만들지 못했고, 결국 다른 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한국에 가혹했다. 여러 조에서 한국보다 좋은 성적의 조 3위 팀이 잇달아 나왔다. 에콰도르가 독일을 잡는 등 예상치 못한 결과도 나왔다. 한국이 기대했던 경우의 수는 하나씩 사라졌다.
결국 28일 열린 J조, K조, L조 결과가 한국의 운명을 가르는 상황까지 몰렸다. 한국은 남은 조 가운데 2개 조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와야 했다. 그러나 L조부터 기대가 무너졌다. 한국 입장에서는 가나가 크로아티아를 잡아줘야 했다. 그래야 L조 3위 팀이 한국보다 아래로 밀릴 수 있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가 가나를 2-1로 꺾으면서 이 시나리오는 무산됐다.
K조에서도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한국 입장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에 패하지 않아야 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1-3으로 역전패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1승 1무 1패(승점 4)로 조 3위를 기록했고, 조 3위 상위권에 들어 32강에 올랐다.
결국 한국은 운이 따르지 않아 탈락한 팀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애초에 경우의 수까지 몰린 것 자체가 문제였다. 남아공전에서 비기기만 했어도 한국은 조 2위로 32강에 올랐다. 다른 조 결과를 바라볼 필요도 없었다.
역대급 멤버가 있었다. 충분히 해볼 만한 대진도 있었다. 대회 방식도 48개국 체제로 확대돼 토너먼트 진출 문이 넓어졌다. 그런데도 한국은 32강에 가지 못했다. 홍명보호가 받아든 결말은 단순한 실패를 넘어 충격적인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