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32강 탈락…홍명보호, 황금세대 품고도 최악의 월드컵 ‘자멸’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해 32개 나라가 토너먼트에 올라가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32강 무대도 밟지 못한 채 짐을 쌌다. 감독 선임부터 전술 부재, 대회 운영까지. 과정과 결과를 모두 놓친 최악의 월드컵이 되고 말았다. 한국은 콩고민주공화국이 28일(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면서 32강 진출 경우의 수가 사라졌다.

돌아보면 첫 단추부터 어긋났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공정성 논란으로 팬들은 여론은 이미 비판적이었다. 홍명보 감독의 핵심 전술인 스리백도 논란이었다. 조직력보다 개인 역량에 기대는 구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황금 세대 선수들이 즐비한데도 이들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불안함으로 시작한 대회였지만, 1차전 체코전은 희망이 보였다. 체코에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황인범이 동점 골을 넣었고,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역전 결승 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16년 만에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 승리를 안겼기에 등 돌렸던 팬들의 관심도 다시 그라운드를 향했다.

2차전 멕시코전도 선방했다. 상대가 A조 최강으로 꼽힌 개최국 팀이었기 때문이다. 해발 1500m 과달라하라의 고지대, 그리고 압도적인 멕시코 안방 팬들의 응원 속에서 한국은 분전했다. 단 한 순간 아쉬운 실수로 0-1로 패배했지만, 팬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라며 격려했다.

그렇게 32강 진출까지 모든 게 갖춰진 것처럼 보였다. 비기기만 해도 32강에 올라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의 조별리그 3차전, 홍명보 감독은 갑자기 승부수를 꺼냈고, 주장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후반 남아공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간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그 계획은 전반부터 흔들렸다. 패스 실수가 쏟아졌고, 팀 전체가 좀처럼 리듬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A조 최약체로 꼽힌 남아공에 주도권을 내준 채 후반 결승 골을 내주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교체 투입했지만, ‘게임 체인저’는 되지 못했다.

1·2차전에 비해 3차전 들어 급격히 떨어진 에너지 레벨에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품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경기 다음 날 “모든 것은 감독 책임”이라면서도 “경기력이 왜 그랬는지 쉽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다소 무책임한 대답을 내놓았다. 팬들은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는 답변이었다.

결국 1승 2패(승점 3), 조 3위로 대회를 마무리한 한국은 역대 처음으로 월드컵 32강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홍명보 감독 개인으로서도 불명예의 역사를 씻지 못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감독으로서 한국을 이끌었다. 하지만 당시 1무 2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홍명보 감독은 12년이 지난 2026년, 이번 대회에서 비난을 무릅쓰고 다시 한 번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남아공 경기를 보러 간 내가 바보다. 정말 괜히 갔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그런 경기를 할 수 있느냐. 홍명보 감독을 만나면 좀 따져달라”는 멕시코 몬테레이의 한 한식당 사장의 말처럼, 홍명보호는 한국 팬뿐만 아니라 한국을 사랑한 멕시코 팬, 그리고 이곳의 교민들에게 쉽게 잊지 못할 큰 상처만 남겼다.

 

몬테레이/손현수 기자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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