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지망생→운동포기→1억→1310억→6조원

[반준환의 미국스몰캡 (30)] AI도입한 미국식 마이너스통장 서비스로 수조원 갑부된 마크 큐반 (데이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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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의_미국 스몰캡 컷시가총액 6조원대의 나스닥 핀테크 기업 데이브(Dave)를 이끄는 창업자 제이슨 윌크는 무척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나고 자란 그는 로욜라 메리마운트대학 골프선수로 한 때는 프로골퍼를 꿈꿨지만 대학에서 진로를 틀어 사업가로 변신한 인물이다.

첫 사업은 골프용품 회사였다. 이 회사를 약 1억7000만원(11만달러)에 팔았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첫 매각이었다. 윌크는 그 돈으로 세계여행을 다녀온 뒤 다시 창업에 뛰어들었다. 화이트보드를 대체하는 필기 소재를 파는 라이티보드(WriteyBoard)를 차렸다. 이후 2009년 영상광고 네트워크 올스크린(AllScreen.TV)을 공동창업했다. TV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유통하는 사업으로 바이스, 타임, AOL, 야후 같은 굵직한 고객을 잡았다.

2015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순위(Inc 5000) 29위에 올랐고, 같은 해 질럿 네트웍스에 약 1310억원(8500만달러)에 인수됐다. 주머니가 두둑해진 윌크가 정조준한 다음 목표는 은행이었다. 이유는 개인적이었다. 윌크는 오랫동안 오버드래프트(당좌대월) 수수료에 시달려온 당사자였다. 대학 시절 잔고가 부족할 때마다 은행에 한 건당 수만원씩 정액 수수료를 물었다.

오버드래프트는 통장에 잔고가 없을 때 자동으로 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다. 마이너스통장과 비슷하지만 빌린돈에 대해 이자가 적용되는게 아니라, 서비스를 한번 이용할 때마다 3만~4만원의 이용료가 붙는다는게 다른점이다.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큰 서비스 중 하나다.

윌크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이 금융 시스템의 피해자였다고 고백한 적 있다. 신용점수가 낮거나 아예 없어 은행 대출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오버드래프트를 쓰는 게 일상이지만 왜 그렇게 비싼 수수료를 내야하는지 몰랐다. 은행들은 오버드래프트가 저신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라 부실이 많다고 설명했으나 실제 연체율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단지 손쉬운 돈벌이인 오버드래프트의 수수료를 낮출 생각이 없었을 뿐이다.

윌크는 오버드래프트 서비스를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해 보기로 결심하고 2017년 올스크린 시절 동료들과 다시 뭉쳐 데이브를 세웠다. 데이브는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에서 따온 이름이다. 골리앗 같은 거대 은행에 맞서겠다는 뜻을 담았다. 초기 데이브는 일한 만큼 미리 받는 급여 가불(EWA) 모델로 출발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내는 팁으로 돈을 버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 방식은 한계가 뚜렷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숨은 수수료를 문제 삼았고, 데이브는 2022년부터 지금의 익스트라캐시(ExtraCash) 모델로 갈아탔다. 신용조회 없이 이자 없이 연체료 없이 다음 월급까지 다리를 놓아주는 단기신용 대출이다. 데이브는 은행이나 대출기관은 아니지만, 제휴은행을 통해 고객들에게 자금을 대출하는 형태로 사업을 전환했다. 심사·자금·부실위험은 데이브가 직접 떠안기 때문에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제휴은행도 나쁘지 않다.

윌크는 이 서비스를 위해 인공지능 개인신용도 심사엔진 캐시에이아이(CashAI)를 만들었다. 신용점수 대신 통장의 현금흐름을 읽어 돈을 빌려줬다. 은행에서 외면당하던 사람도 다음 월급이 또박또박 들어오면 데이브에서는 돈을 받을 수 있었다. 익스트라캐시는 평균 11일이면 회수돼, 빌려준 결과가 곧바로 모델에 쌓였다. 데이브가 창업 이래 1억8000만건이 넘는 집행과 33조8800억원(220억달러)의 누적 공급액을 쌓는 동안 심사는 점점 정교해졌다.

데이브에는 월가 뿐 아니라 성공한 미국인 사업가들이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시절 은행의 과도한 오버드래프트 수수료에 불만을 가졌던 경험이 있다. 성과는 빨랐다. 2019년 데이브는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긴 유니콘이 됐고, 2020년 매출 1880억원(1억2200만달러)을 올렸다. 2022년 1월 데이브는 나스닥에 입성했다. 이후 금리인상과 함께 핀테크 거품이 꺼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으나 데이브는 인공지능 심사엔진을 고도화해 더 많이 빌려주고 덜 떼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데이브는 2022년 순손실 1985억원에서 2025년 순이익 3016억원으로 돌아섰다. 주가도 2024년말 86.92달러에서 2026년 6월 348.71달러까지 뛰었다. 미 CNBC는 2024년 데이브를 그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금융주로 꼽았고, 회사는 2026년 6월 S&P 스몰캡 600 지수에도 편입됐다.

윌크는 지금도 데이브의 최대주주이자 경영자다. 주당 10표짜리 차등의결권 주식을 통해 의결권의 절반 이상을 쥐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골프채를 놓고 새로운 형태의 은행가가 된 윌크의 이야기는 지금도 진행중인 월가의 성공신화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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