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강 가면 머리 박고 뛰겠다”…김진규·양현준이 전한 간절함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양현준(왼쪽)과 김진규가 28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 훈련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포판/연합뉴스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머리 박고 미친놈처럼 뛰겠다.”(김진규·양현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인 홍명보호는 절박했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나선 김진규와 양현준의 간절한 마음은 더 그랬다.

김진규와 양현준은 28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훈련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솔직히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이 아쉽다. 간절한 마음으로 모두가 (다른 조) 남은 경기들을 챙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지난 25일 A조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12개 조 3위 중 상위 8개 팀이 32강에 올라간다. 한국은 현재 조 3위 중 8위까지 밀려났다.

김진규는 “첫 경기를 이기고 유리한 상황에서 2, 3차전을 준비했는데 아쉽게 결과를 얻지 못했다. 특히 2차전은 충분히 승점을 딸 수 있었는데 가장 아쉽다”고 했다. 양현준 역시 “체코와 1차전을 좋은 분위기에서 승리했다. 2, 3차전(멕시코·남아공전)에서 충분히 승점을 얻을 상황이었는데 아쉽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특히 남아공과의 졸전을 펼친 데 대해서는 복잡한 심정을 보였다. 양현준은 “계속해서 실수가 나오면서 (선수 전체가)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 분위기가 상대에 넘어갔다”고 했고, 김진규는 “사소한 실수로 역습을 허용했고, 무더운 날씨에서 (실수가) 자주 나오니 힘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32강행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된 대표팀의 분위기도 전했다. 김진규는 “선수들끼리 어떤 말을 나누기보다 정말 침묵의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모두가 원하지 않았던 결과였고, 누구 하나 쉽게 말을 못했던 것 같다”며 “시간이 하루 이틀 지나면서 조금씩 이야기도 하고, 다른 팀 경기 결과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포판/연합뉴스

그래도 선수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통계 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한국이 32강에 진출할 확률은 28.51%다. 만약 한국이 32강에 오르면, 7월 2일 미국 시애틀에서 벨기에와 맞붙는다. 양현준은 “기회가 있으면 (팬들께) 너무나 죄송해서 머리 박고 뛰어야 한다. 5분이든 10분이든 (뛸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규 역시 “32강이 주어진다면 모두가 머리를 박고 뛰겠다. 남아공전처럼 무기력한 모습은 절대 없도록 훈련 때부터 더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했다.

한편 대표팀은 전날 하루 휴식을 취하며 분위기를 추스른 뒤, 이날 다시 훈련장에 모여 혹시 모를 32강전을 준비했다. 벼랑 끝에 몰린 만큼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선수들의 기합은 예전과 같았다. 한국의 운명은 이날 열리는 J·K·L조의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난다.

한국이 32강에 오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첫째 L조 가나가 크로아티아를 이겨야 하고, 둘째 K조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과 비기거나 지고, 셋째 J조 오스트리아가 승리하거나, 알제리가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한국은 이 세 가지 경우의 수 중 두 가지를 만족시켜야 32강에 오른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는 28일 오후 1시에 모두 끝난다.

몬테레이/손현수 기자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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